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노예 출신 아프리카계 미국인, 처음으로 가톨릭 성인되나?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미국 흑인 노예 출신으로는 최초로 로마 가톨릭 신부가 된 오거스틴 톨턴 신부(1854~1897)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일(현지시간) 오거스틴 톨턴 신부(1854~1897)의 ‘영웅적 덕행’을 인정하는 교령을 승인하고, 그에게 ‘가경자(可敬者)’ 칭호를 부여했다. 로이터통신은 19세기 미국에서 노예로 태어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선 최초로 로마 가톨릭 신부가 된 톨턴 신부가 성인품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톨턴은 미주리주 부시크릭에서 가톨릭 신자인 백인 주인 소유의 흑인 노예 가족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남북전쟁 중이던 1862년 가족들은 데리고 미시시피강을 건너 ‘자유주’인 일리노이주 퀸시로 이주해 자유 신분을 획득했다. 어릴 적부터 총명했던 톨턴은 신부가 되기를 원했지만 미국 내에선 받아주는 신학교가 없어 이탈리아 로마로 건너가 사제 수업을 받았다.

1886년 사제 서품을 받은 톨턴은 자신이 아프리카에 파송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퀸시로 돌아오게 됐다. 톨턴의 전기에 따르면 그는 미국으로 귀국이 결정된 직후 동료 성직자들에게 “미국이 아직까지 흑인 신부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면 이제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톨턴 신부는 퀸시의 흑인 거주지역에서 3년 간 사목하면서 인종주의와 싸워야 했다. 백인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흑인 개신교 신자들도 그가 흑인들을 가톨릭으로 개종시킬 것을 우려해 배척했다. 이후 시카고로 옮겨 사목하던 그는 1897년 선종했으며 퀸시에 묻혔다.

그에게 부여된 가경자 칭호는 ‘존경해도 되는 이’라는 뜻으로 향후 조사에서 그의 생전 또는 생후 첫번째 기적이 인정되면 ‘복자(福者)’ 칭호가, 두번째 기적이 인정되면 ‘성인(聖人)’의 칭호가 내려진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