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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교회-시민사회 여성들, 1세대 여성운동가 떠나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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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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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여성운동가 고 이희호 여사를 떠나보내는 자리에 한국사회 여성계가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YWCA가 주관한 ‘고 이희호 여사를 위한 범여성계 추모예배’가 오늘(13일)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신촌세브란스병원 영결식장에서 열렸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재단,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해 감리회여선교회, 예장여교역자연합회, 교회여성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등 개신교계 10개 여성단체가 추모에 마음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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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이희호여사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이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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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에 참석한 200여명의 여성들은 역사의 험난한 시절을 눈물의 기도로 이겨온 이희호 여사를 기억하며 고인의 뜻을 이어갈 것을 거듭 다짐했다.

이 여사를 알게 된 지 40년 가까이 된다는 한명숙 전 총리는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많은 정치인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이 남녀평등 실현에 가장 앞장 선 것은 이희호 여사가 그의 뒤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인의 여성평등의 의지를 되새겼다.

한 전 총리는 밝게 웃고 있는 고인의 영정사진 속에서 “여사님을 떠나보내는 것을 슬퍼하지 말고, 고인의 뜻을 받들어 있는 힘을 다해달라는 메시지를 읽었다면서, “그럴 때에 이 사회에서 남녀가 불평등하고 인권이 침해되고, 민주주의가 쇠퇴하는, 우리의 평화가 후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은희 전 여성가족부장관은 “이희호 선생님은 우리 역사의 가장 어려운 시기를 살아오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을 보살피며 끈질기게 여성인권운동과 민주화운동, 평화통일운동을 해오신 분”이라면서 존경을 표했다.

지 전 장관은 “고인이 남북 평화 때문에 많은 공격과 오해를 받았지만 남북평화의 염원은 생애 마지막까지 갖고 있던 뜻”이었다면서, “한반도의 평화실현, 분단의 회복만이 우리 민족의 살 길임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신 고인의 삶을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차경애 전 한국YWCA 회장은 “불의에 맞서 싸워 그 승리를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굳건한 정의의 신념과 뜨거운 신앙은 언제나 본이 되셨다”면서 “선배가 걸어가신 좁은 길을 이 땅의 소외된 여성들과 손잡고 함께 걸어가겠다”고 마지막 약속을 건냈다.

이 자리에는 유족을 대표해 3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의장이 참석해 "고인의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해주셨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 의장은 “여성운동가이자 민주화운동의 투사였던 어머니의 삶이 재조명된 것은 다행한 일”이라면서, “남은 우리가 어머니의 못다 이룬 소원인 평등한 사회,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든다면 하늘나라에서 아버님과 함께 그 소원이 이뤄지는 것을 보시고 기뻐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故 이희호 여사의 장례예배는 14일 오전 7시 신촌 창천감리교회에서 진행된다. 이어 국립현충원에서 오전 9시 30분 정부인사와 정치인, 각계 지도자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장 추모식이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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