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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文 "6월 남북회담 열려있어…北은 南 외면하며 美에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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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현지시간) 오슬로 총리 관저에서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슬로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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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이달 중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은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문 대통령의 남북 대화 촉구에 북한이 관망하면서 협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남북정상회담이 이달 중에 열릴지 알 수 없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6월 중 (남북정상회담의) 가능 여부는 저도 알 수 없다"며 "남북한이 짧은 기간 동안에 연락과 협의로 정상회담을 이룬 경우도 있어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시기·장소·형식을 묻지 않고 언제든 대화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그런 시기를 선택할지 여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며 전날 오슬로포럼에서 밝힌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 그 시기는 북한의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이상으로 제가 먼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미국 측에 획기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보여,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미국을 직접 방문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제대로 발전해 나가려면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여러 경제협력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제적 경제제재가 해제돼야 가능하고, 제재가 해제되려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연일 이달 내 남북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관계 개선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북측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신임 남측 소장으로 임명된 서호 통일부 차관은 14일 개성 사무소로 출근해 업무를 챙길 예정이지만, 상견례를 겸한 남북 소장 회의는 이번에도 열리지 않는다. 당초 남북은 개성 연락사무소 개소 당시 주 1회 남북 간 소장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넉 달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

13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측이 내일 (전종수) 소장이 개성에 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왔다"며 "소장회의는 북측과 앞으로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노동신문도 '북남선언들의 이행은 시대적 요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남측이 대북제재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적극적으로 교류협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북남관계 개선과 조선반도의 평화, 민족 공동의 번영을 바란다면 그 이행 의지를 말이 아닌 실천적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솔베르그 총리는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 과정에서 기여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벨 평화상의 나라인 노르웨이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노르웨이 방문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초 국빈방문으로, 올해 한·노르웨이 수교 60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수소경제 협력을 위한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는 노르웨이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분야이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소의 생산·저장·충전 같은 기반 기술은 노르웨이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고 수소차량·연료전지 제조와 수소 활용에서는 한국이 가장 앞서가서 양국이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하면 윈윈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오슬로 = 박용범 기자 / 서울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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