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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유전자 가위, 자르지 않고 ‘덮어씌워’ 교정하는 신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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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 개발

돌연변이 발생 한계 극복 가능성

DNA를 자르지 않고 다른 유전자로 ‘덮어씌우는’ 새로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이 개발됐다. 그간 해당 기술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돌연변이 발생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이러한 기능을 가진 새로운 유전자 교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결과는 같은 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절단해 유전체를 교정하는 기술이다. DNA를 절단해 가위 역할을 하는 ‘절단효소’와, DNA 염기서열 중 어느 것을 잘라내야 할지 길잡이 역할을 하는 ‘크리스퍼 RNA’로 구성된다.

기존 유전자 가위는 문제가 되는 DNA를 절단한 후 정상 유전자를 끼워 넣었다. 이 때문에 에이즈·혈우병 등 유전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DNA를 자르고 교정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돌연변이가 생기는 한계도 있었다.

이번 컬럼비아대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DNA를 자르지 않는다. 대신 원하는 위치에 다른 유전자를 직접 넣어 덮어씌운다. 유전자 가위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는 크리스퍼 RNA는 그대로 두고, 절단 효소 대신 유전자 삽입 기능을 가진 효소를 덧붙이는 것이다.

연구진은 DNA를 자르는 과정 없이 원하는 유전자를 삽입해 콜레라를 일으키는 ‘비브리오 콜레라균’에서 힌트를 얻었다. 연구진이 대장균을 대상으로 해당 기술을 시험한 결과, 타깃 DNA가 제대로 교정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을 진행한 사무엘 스턴버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 기술 개발을 두고 한바탕 소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아직 실제 포유류 세포에서 제대로 작동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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