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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행정안전부 때린 박원순…문재인정부에 할말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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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재기 기자

노컷뉴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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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행정안전부의 반 지방분권적 행태를 작심 비판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청 내부에서는 '동지 정권'이나 '자유한국당 정권'이나 힘든 건 매일반이란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게 정부를 비판한 원인이란 말들도 나온다.

박원순 시장은 13일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한국사회가 당도한 지방분권, 자치, 균형발전의 큰 이념을 아직 (중앙)정부가 못 따라간다"며 "제가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잘 안 된다. 답답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박 시장은 "지방세연구원은 지방정부가 다 출연하는데 행정안전부 산하기관 처럼 운영된다. 지방세연구원의 설립과 운영 행태가 지방분권을 가장 전형적으로 무시하는 사례"라고 일갈했다.

박 시장은 또 "서울시 시스템은 훨씬 빨리 도입해서 우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인데 행안부가 뒤늦게 시스템을 만들어 전국에 까는 것은 하향 평준화"라며 차세대 지방세 정보시스템에서 서울시가 운영해 온 자체 '지방세 정보시스템'이 제외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행안부는 곧 차세대 지방세 정보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행안부의 태도에 대해 "여러 이유로도 납득이 되지 않고, 나아가 지방분권을 무시하는 처사" "기존에 있던 부분을 없애고 따르라는 것은 횡포"라는 등의 격한 용어를 써가며 대놓고 행안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박 시장의 발언을 들은 시청 관계자는 "오랜 세월 서울시정을 맡아온 박원순 시장이 중앙정부의 횡포에 가까운 행태들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고 이런 것들이 아주 강한 톤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담당자로부터 차세대 지방세 정보시스템과 지방세연구원 운영실태를 보고 받으면서 행안부의 처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들어 박원순 시장이 중앙정부에 대해 갖고 있는 불편한 심기를 자주 드러내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3선인 박시장은 7년동안 시정을 맡아오면서 대부분 기간은 자유한국당과의 불편한 동거관계를 이어왔다. 야당 서울시장으로서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달갑지가 않았고 중앙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고립무원의 처지였다.

이런 사정 때문에 박 시장은 '민주당 정권에 민주당 서울시장 구도'를 누구보다 애타게 기다려왔고 그런 만큼 촛불정국이 펼쳐졌을 당시 정부의 기강을 바로세우고 국정농단을 끝장내는 일에 앞장섰다.

그 결과 탄생한 게 문재인정부이고 박시장은 그렇게 원하던 '여당 대통령 여당 시장체제'에서 서울시장직을 수행하는 사실상의 서울시장 2기를 맞고 있지만 민주당정부 하에서도 시정추진은 그의 마음 같지만은 않았다.

문재인정부 하에서 서울시정을 추진한다는 것도 결코 만만치 만은 않았고 때로는 '정부혁신 지방분권'이란 슬로건이 무색할 정도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서울시 A 고위간부는 13일 "전에는 정파가 달라 핍박받거나 시 의견이 수시로 묵살되는 일이 많았지만 촛불을 통해 만들어진 새 정부에서도 관료들의 이기주의 때문에 정작 대통령이 하고자하는 큰그림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상황이 적지 않다는 것이 시장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말로는 지방분권을 한다고 하면서 지방정부의 국장급 하나 늘리는데도 행안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유연하게 조직을 만들기도 없애기도 어려운 현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이것저것 출자를 시키면서도 자치재정권 보장에는 무관심한 행태 등에 불만이 쌓일대로 쌓였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현대 행정이 전문화하고 급변하는 데 그때그때 필요한 조직을 만들고 없애고 해야할 필요성에 늘 직면하고 있지만 자그마한 것 하나까지 일일이 감독을 받는데 대해 "분권을 시행한다고 하면서도 지자체 시행 20년이 지나도록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해왔다는 전언이다.

박원순 시장이 최근 '대통령은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자치와 분권을 하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뒷받침되는게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도 이런 인식의 연장선상이다.

13일 서울시의회 행자위원회 소속 강동길 의원의 한국지방세연구원 관련 의정질문에서 촉발된 박 시장의 작심비판 발언은 '울고 싶은데 빰 때려준 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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