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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중국 네이버 완전 차단...홍콩 시위에 인터넷 통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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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터넷판공실 공안 등 4개부처 연말까지 인터넷 정화 돌입

중국에서 한국 최대 인터넷 사이트 네이버의 접속이 완전히 막혔다.

14일 오후 들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광둥성 선전 등 주요 도시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 아예 접근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일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30주년에 앞서 'http'로 시작되는 네이버의 뉴스를 중심으로 모든 페이지가 막혀 암호화한 'https' 페이지로만 접속할 수 있도록 제한했지만 이번에 네이버를 완전히 이용할 수 없게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 사무소 관계자는 "네이버 초기 홈페이지는 뜨는 데 뉴스를 완전히 막아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https' 로 시작하는 네이버 홈페이지가 뜨긴 하지만 메일 함 표시가 보이지 않는 등 불안한 상태이고, 뉴스를 비롯 다른 서비스를 들어가려면 모두 접속이 되지 않는다.

네이버 서비스 가운데 카페와 블로그는 작년 10월부터 접속이 막혔다. 포털 다음은 올 1월부터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됐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를 통해 네이버를 전면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업계의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직접 막으면 공지를 해야 하므로 업체들을 통해 통제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에 이어 네이버까지 한국 포털사이트는 중국에서 사실상 다 막힌 셈"이라면서 "톈안먼 사태 30주년과 홍콩 시위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9일 홍콩에서 100만명이 운집할 정도로 '범죄인 인도 법안' 저지 시위가 거세지고 있어 중국은 인터넷 통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서비스 바이두나 SNS에 ‘홍콩’이란 단어 검색이 급증할 만큼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내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는 추가 시위가 있었던 지난 12일 검색창에 '홍콩'을 입력한 횟수가 최고 3240만건까지 늘어 일주일 전 1200만건의 2배를 훨씬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1일엔 중국의 인터넷 감독·규제기구인 국가인터넷판공실과 공업정보화부 공안부 시장감독관리총국 등 4개부처는 5월부터 연말까지 전역에서 인터넷 사이트 안전 전문 정돈 업무를 전개한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인터넷 정화를 명분으로 반체제적인 소식이 담긴 사이트 차단 강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일보

중국에서 네이버 뉴스를 검색하면 연결이 끊긴다는 메시지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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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메신저 텔레그램도 지난 12일 디도스 공격을 받았는데 이 업체는 중국에서 공격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업체의 파벨 듀로프 최고경영자(CEO)는 과거에도 홍콩에서 시위가 벌어질 때 비슷한 규모의 공격을 받은 적이 많다며 "이번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에 네이버 사이트를 차단한 것은 DNS(도메인 네임 시스템) 변조 방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전문가는 "네이버에 접속하려면 공인 IP 주소가 있어야 찾아갈 수 있는데 엉뚱한 IP 주소를 던져줘 연결이 안 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최근의 네이버 접속 불통 사태와 관련해 중국 측과 접촉 중이지만 뚜렷한 답변을 해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네이버가 전면 차단된 것이 홍콩 시위를 포함한 최근의 정치 상황과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하니 주관 부서에 물어보라"면서 "중국은 항상 법과 규정에 따라 인터넷을 관리하고 있다"는 종전의 답변을 반복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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