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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엑스칼리버' 프랭크 와일드혼 "카이의 분노 흥미로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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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 역 '카이', 분노의 감정으로 '난 나의 것' 열창

파이낸셜뉴스

'엑스칼리버' 프랭크 와일드혼(E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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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모든 곡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쓴다. 어떤 장르건 소울 뮤직처럼. 캐릭터의 마음과 진실이 가장 중요하다. 제 음악을 통해 캐릭터의 영혼과 마음을 느끼길 바란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오는 15일 개막하는 대형 뮤지컬 ‘엑스칼리버’로 다시 한국 관객의 마음을 훔친다.

2004년 ‘지킬 앤 하이드’ 한국 초연 이후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웃는 남자’의 ‘웃는 남자’, ‘더 라스트 키스’의 ‘내일로 가는 계단’ 등 매 작품 킬링 넘버를 선보여온 그는 한국 관객이 유난히 사랑하는 작곡가다.

‘엑스칼리버'는 한국 뮤지컬의 '블록버스터화'를 선도한 EMK의 신작. ‘마타 하리’ ‘웃는 남자’에 이어 EMK와 와일드혼이 다시 호흡을 맞췄다.

2014년 스위스 한 극장에서 초연된 '아더-더-엑스칼리버'의 월드와이드 공연 판권을 확보한 EMK가 스토리 라인을 대폭 수정하고 넘버도 새로 작곡하는 인핸스먼트 계약 제작 방식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모티브로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한 청년의 여정을 그린다. 아더 역은 카이, 김준수, 도겸(세븐틴)이 연기한다.

그는 공연 개막을 앞두고 만나 “곡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캐릭터의 정체성을 세우는 것”이라며 “이번 ‘엑스칼리버’에서는 젊고 무모하고 에너지 넘치는 소년 아더가 공연이 끝날 무렵 지혜롭고 상처도 있는 남자로 성장해있다. 그렇게 캐릭터의 정체성이 변화하는 과정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와일드혼은 '깨질 수 없는 연대' '엑스칼리버' '검이 한 남자를 만들 수 있는가' '불타는 세상' 등 25여곡의 노래를 새로 작곡했다.

와일드혼은 “곡 자체는 한 100곡은 쓴 거 같다. 지난주에도 3곡을 추가로 썼다. 세계 초연작이라 불가피하다. 한국 관객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웃었다.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 있을까? 그는 아더의 절친 랜슬럿이 2막에서 부르는 ‘없는 사랑’을 꼽았다. 랜슬럿은 엄기준, 이지훈, 박강현이 분한다.

“제일 좋은 게, 공연 밖에서도 내가 만든 곡이 사랑받는 경우다. 한국에서는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순간이’ 그런 곡이다. ‘없는 사랑’은 미국에서는 유명하다.”

“‘아더가 부르는 ’왕이 된다는 것‘도 공연 밖에서 자주 불리는 대표곡이 되길 바란다. TV 방송 ’차이나는 클래스‘에 출연했을 때 카이가 이 노래를 불렀다. 이번 초연에 맞춰 작곡된 새로운 곡이 많은데, 그 곡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웃음)”

그렇다면 창작할 때 가장 힘들었던 곡은? 아더가 부르는 ‘난 나의 것’이란다. “(아더의 스승) 멀린이 아더에게 왕의 후계자라고 말해준 뒤 아더가 혼란스러워하며 부르는 곡이다. 아더가 화를 내며 부르게 했다. 카이 씨를 화내게 만든 게 재미있었다.(웃음)”

파이낸셜뉴스

엑스칼리버 캐릭터 포스터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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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마지막, 모르가나가 부르는 ‘아비의 죄’도 빼놓을 수 없다. 신영숙·장은아가 연기하는 모르가나는 아더의 이복누나로 이교도인 드루이드교의 신자이자 멀린의 옛 제자다.

“모르가나는, 내가 작업한 가장 쿨한 캐릭터다.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거기에 더해 태어날 때 선물로 받은 게 있다. 자연과 소통할 능력. 어느 날 존재조차 몰랐던 동생이 왕이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어떤 기분이었을까? 흥미로웠다. 스위스 세인드 갈렌 극장에서 이 노래를 부른 배우는 그 후 인생이 바뀌었다.”

‘엑스칼리버’는 '반지의 제왕'처럼 판타지 장르로 마법과 마술을 첨단 무대 기술과 특수효과로 신비롭게 구현했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70~80명의 남성 검투사들이 벌이는 대결 신 등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갖췄다.

음악 역시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돼 음악 콘셉트의 하나로 ‘켈틱 록앤드롤(rock and roll)’이 포함됐다.

“아일랜드 출신 밴드 ‘치프턴스’와 ‘U2’, 영화 ‘반지의 제왕’ OST에 참여한 엔야의 음악 등을 떠올리면 된다. ’왕좌의 게임‘도 좀 떠오를 것이다.”

‘아더왕의 전설’ 속 캐릭터는 지난 수백년간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 반복해 등장했다. 세상이 바뀌어도 이 캐릭터들이 계속 살아 돌아오는 이유가 뭘까. 이번 작업은 그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와일드혼은 “1990년대부터 ‘엑스칼리버’ 속 캐릭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언젠가 이 캐릭터를 위한 뮤지컬을 쓰겠구나 싶었다. 당시 두 아들도 ‘엑스칼리버’를 뮤지컬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다시 그 기회를 얻은 와일드혼은, 인터뷰 내내 신이 난 모습이었다. 비록 두 아들은 성인이 됐지만.

그는 이번 작업의 가장 큰 고민으로 공연장의 규모를 꼽았다. “브로드웨이에 올라간 제 공연 대부분은 세종문화회관 절반 크기 극장에서 공연됐다. 이렇게 큰 장소에서 캐릭터의 감정선을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할지 고민이 컸다. 음악의 힘이 전달되길 바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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