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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번이 세 번째…'보이스 피싱' 전담반 된 농협 직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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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농협 직원이 기지를 발휘해 수천만원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했다. 이 직원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4일 전북 익산 금마농협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0시쯤 허겁지겁 농협 창구를 찾은 A(61·여)는 자신의 정기예금 1500만원을 중도해지해 달라고 요청하고, 추가로 15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다. 수신업무를 맡은 농협 직원 조영애(49·여·사진)씨는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던 금마면 주민 A씨가 평소와 달리 당황해 하는 모습에 사용처를 묻자 “그냥 필요하다. 나중에 얘기해주겠다”며 예금 인출을 재촉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조씨는 A씨를 유심히 살펴보다 손에 들려 있는 휴대전화가 통화상태인 점을 발견하고 빼앗다시피 해 확인해 보니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와 연결돼있었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직감한 조씨는 상대방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다가 뚝 끊어버렸다. 그러자 A씨는 “우리 아들이 사채로 3000만원을 썼는데, 갚지 못해 지금 두들겨 맞고 있다”며 “신체 장기 포기각서까지 써 줬다는데, 빨리 돈을 보내지 않으면 큰 일 나게 생겼다”고 울먹였다. 조씨는 “전화금융사기가 분명하다”며 A씨를 안심시키고 아들 회사 전화번호로 통화해 무탈하게 근무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올해로 농협 입사 29년차인 조씨가 남다른 기지와 발빠른 대처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자동화기기(CD·ATM)를 담당하던 2012년에는 전화금융사기에 속은 60대 주민이 4500만원을 이체하던 것을 막아 경찰 표창을 받았다. 2017년에는 ATM기기와 가까운 자리에서 보험업무를 맡던 중 우연히 60대 고객이 휴대전화로 보이스피싱 조직과 통화하는 것을 듣고 1000만원을 송금하려던 것을 차단했다.

익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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