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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양현석 "YG엔터 모든 직책 물러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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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50)와 양민석 최고경영자(CEO·46)가 회사 경영직에서 동반 사퇴했다. YG 소속 연예인들이 잇단 구설에 올라 논란이 확대되는 데다 양 프로듀서까지 마약 투약 연예인을 비호하고 제보자를 협박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후 4시께 양 프로듀서는 YG 공식 홈페이지 YG 라이프에 "저는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고 입장문을 올렸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지 만 하루 만이다. 이어 오후 6시께에는 동생 양민석 대표가 내부 임직원에게 서신을 보내 "숙고 후에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형제로서 YG를 함께 이끌어왔으며, 형 양현석 프로듀서가 아티스트 관리 전반을, 양민석 대표는 회사 운영 일체를 담당해왔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YG와 소속 연예인들을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너무나 미안하다"며 "쏟아지는 비난에도 묵묵히 일을 하고 있는 우리 임직원 여러분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양 프로듀서는 "저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며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다.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으로 현재의 언론 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현재 자신에게 제기되고 있는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아님을 암시했다.

양 프로듀서가 이날 전격 사퇴를 발표하게 된 데에는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김한빈·23)에게 제기된 LSD 복용 의혹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 프로듀서는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다고 2016년 8월 경찰에 밝힌 마약 피의자인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 씨에게 진술을 바꾸면 처벌받지 않게 해주겠다고 회유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양 프로듀서는 이 과정에서 한씨에게 "내가 너 같은 애한테 불이익을 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4일 비아이 수사 전담팀을 꾸렸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이 팀장을 맡았으며 구성원은 총 16명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마약 의혹은 물론 YG 외압과 경찰 유착 여부 등 언론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엄중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수사 대상자가 많아지거나 복잡해지면 광역수사대 또는 지능수사대 등을 추가로 투입해 관련 사안을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필요하다면 양 대표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열어놨다.

전담팀은 현재 외국에 체류 중인 한씨를 접촉해 기존 주장을 번복하거나 2016년 당시와 사실 관계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재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이 경찰청 재가까지 받아 재수사에 들어가지만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6년 8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긴급 체포된 한씨가 비아이의 마약 구매와 투약 관련 내용을 경찰에 진술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변호인을 통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공익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한씨 측은 공익신고를 통해 비아이의 마약 구매·투약 의혹과 관련해 YG가 경찰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권익위에 직접 수사 의사를 전달했지만 권익위는 내부 회의를 거쳐 수사 주체 등을 정하기로 했다. 부실 수사 의혹을 받는 당시 수사라인이 현재 같은 기관에 근무 중이라 권익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수원 = 지홍구 기자 / 박창영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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