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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민노총이 우르르… '최저임금 공청회' 난장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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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들고 몰려가 "말 너무 길다" 자영업자측 발언 가로막고 고성

"(발언 시간) 5분 다 지났습니다." "그만하세요. 너무 오래 하는 거 아닙니까."

14일 대구고용노동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0년 최저임금 공청회'에서 꽃집 사장 문상섭씨가 "최저임금 동결을 원합니다. 종업원 둔 꽃집 1000곳 다 채용 여력이 안됩니다"라고 하는데 방청석에 있던 민주노총 조합원 3명은 이런 고함을 질렀다.

조선일보

14일 대구고용노동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저임금 공청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개악 반대' '최저임금 1만원'등 피켓을 들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업종·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 등의 의견이 나왔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 주장만 되풀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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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의 근로자 측 위원 9명 가운데 한 명인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위원장은 "예식장 가보면 (화환을) 한두 시간 뒤에 (꽃집에서) 가져가서 재활용하고 돈은 돈대로 갈취하는 부분이 있다"는 말까지 했다. 누군가가 "그런 인신공격은 삼가자"고 했지만, 그는 "갈취 아니면 뭐냐"고 받아쳤다. 최저임금으로 꽃집 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비리가 많다는 엉뚱한 소리를 했다.

이날 대구 공청회는 서울, 광주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 현장 공청회였는데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피켓을 든 민노총 조합원들이 분위기를 장악했다. 이들은 공청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최저임금 개악(改惡) 반대' 등의 문구를 적은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대구고용노동청 정문에서 시위를 벌였다.

어수선한 가운데 경북 영천에서 마늘 공장을 운영한다는 이모(55)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최저임금이 올라 인건비 감당이 안 된다"고 울먹였다. "1명 인건비가 170만원이 넘는데 저는 7000원짜리 밥도 못 사 먹고, 두 딸아이에게 용돈 1만원 못 준 지가 17개월 됐다"고 했다. 이씨 발언이 끝나자 한 민노총 조합원은 "여기가 무슨 영세 상인들 고충 처리반도 아니고, 대기업이나 재벌이 나와야지 왜 공청회 (참석자) 구도를 이런 식으로 짰느냐"고 했다. 절박한 영세 상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인데, 최저임금위원회가 그런 사람들만 불렀다고 화를 냈다.

지난 10일 광주 공청회에서도 민노총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들다"는 자영업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을 했다. 한 제과점 주인이 "인건비 부담에 직원을 줄였다"고 하자, "맛이 없어 장사가 안되는 것인데 최저임금 탓을 한다"고 했다.



[대구=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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