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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무보정리뷰] 딸보다 더 인간적인 신데렐라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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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내한공연 '신데렐라'

뉴스1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내한공연 '신데렐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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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신데렐라'는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지금도 유치원생들에게 구전돼 내려오는 동요이자 원작자가 확인되지 않은 민담이다.

지난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 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내한공연 '신데렐라'(안무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는 이 민담을 신데렐라 아버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발레 '신데렐라'가 우리가 흔히 아는 민담과 크게 다른 점을 두 가지다. 먼저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신지 않고 황금빛 맨발로 왕자를 유혹한다는 것이며 둘째 신데렐라 아버지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인물로 부각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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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내한공연 '신데렐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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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2년 만에 발레단 수석무용수가 된 안재용은 신데렐라 아버지로 분해 시작인 1막1장과 마지막인 3막10장에서 인상적인 춤을 췄으며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화자 역할을 잘 연기했다.

작품의 시작과 끝은 비슷한 형식을 취한다. 무대를 둘로 나눈 이들 장면에서 신데렐라는 어두운 방구석에서 어머니의 유품을 옷을 매만지며 울고 있거나 왕자와 재회해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반면에 아버지는 첫 장면에서 신데렐라 어머니와 행복한 춤을 추다가 그녀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고, 마지막 장면에선 신데렐라 어머니의 환생이라고 할만한 요정과 왈츠를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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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신데렐라'는 황금맨발과 아버지를 강조하는 설정 속에서 관능과 웃음을 가득 채운다. 신데렐라와 요정이 전통 발레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면 계모와 언니들은 기괴하면서도 관능적인 현대무용적인 동작을 채운다.

웃음의 요소는 궁중예술단 감독들과 왕자의 친구들이 도맡는다. 이들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왕자를 유혹하려는 여자들을 정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무대는 동화책을 펼쳐놓은 듯한 가변적 형태를 취했다. 마치 책장을 넘길 때마다 종이에서 배우들이 튀어나와 춤을 추는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민담 '신데렐라'는 1893년 고전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바가 처음 제작한 이후로 1945년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발레음악에 맞춰 여러 가지 안무 버전이 무대에 올랐다.

마이요는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속에서 신데렐라를 동화 속 주인공이 아니라 관능과 우아함을 오가는 매혹적 여인으로 재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의 아버지를 관객들이 공감할만한 매력적 인물로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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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몬테카를로 발레단 내한공연 '신데렐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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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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