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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국민은행 실적 '위기감'…전국 본부장 소집 "영업력 강화"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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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138개 PG 본부장 소집…"상반기 실적 부진 영향"]

머니투데이

허인 KB국민은행장이 국내 영업본부장 전원을 소집해 하반기 영업력 강화를 주문했다. 연초 내세운 ‘초격차’ 전략이 무색할 만큼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다는 위기감의 결과로, 사실상의 ‘비상소집’이란 평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 행장은 지난주 이틀에 걸쳐 전국 138개 PG(파트너십그룹) 본부장 전원을 본점으로 불러모았다.

국민은행의 PG는 국내 1047개(3월 말 기준) 영업점을 7~10개 단위로 묶어 만든 소규모 지역본부다. 한 PG는 거점 점포장인 ‘본부장’을 중심으로 공동 영업 체계를 구축하며, 상황에 따라 인력을 공유하기도 한다. 138명 PG 본부장이 국민은행 영업의 최일선 야전 사령관인 셈이다.

특히 국민은행이 PG 본부장 전원을 소집한 건 2016년 7월 PG 제도를 도입한 이래 3년만에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허 행장은 은행의 상반기 성과 평가와 함께 하반기 영업 전략을 공유·점검했다.

은행 관계자는 “소집 시점이 상반기 영업 마감을 앞뒀다는 것도 이례적이고, 매년 7월 전체 지점장이 참여하는 ‘전국 부점장 전략회의’가 열리는데 굳이 한 달 전 본부장들만 부른 것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허 행장이 이례적으로 야전 사령관을 불러모은 건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의 5월 말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해말보다 1조867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서울시 금고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신한은행(8조7211억원)은 물론 KEB하나은행(6조5246억원)·우리은행(5조7073억원)·NH농협은행(3조52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열세다.

다른 관계자는 “연초 총파업 여파로 인사·조직 개편까지 늦어지면서 상반기 은행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경영전략의 무게 중심이 자산 성장보다는 건전성·수익성으로 옮겨진 만큼 단기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선 ‘밀려도 너무 밀렸다’는 평가 역시 만만치 않다. 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평소 국민은행에 주문해 왔던 ‘확고한 1위’ 기반의 초격차 전략도 무너질 수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6개 주요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IBK기업) 중 원화대출 점유율이 2016년 말 19.5%, 2017년 말 19.7%, 지난해말 20.3%로 꾸준히 올랐지만,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말에는 다시 20%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성장보다 수익·건전성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바람직할 수 있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자산 성장이 오랜 기간 정체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허 행장의 본부장 소집은 국민은행이 하반기 영업력 강화에 고삐를 쥐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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