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수수료 체계 개편
KB·우리금융, 부서 신설·확대
금융사들 우위 선점 경쟁 시동
신한금융은 다음달 1일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를 최대 70% 인하하는 등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16일 밝혔다.
퇴직연금은 은퇴 후 소득보장을 위해 회사가 노동자에게 줄 퇴직급여(퇴직금)를 금융사에 맡겨 퇴직 후 연금으로 지급하게 한 제도다. 크게 회사책임형(DB), 개인책임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구분된다. 연금을 운용하는 금융사들은 운용관리와 자산관리 명목으로 0.5% 안팎의 수수료를 떼간다.
신한금융은 10년 이상 장기 가입하면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최대 20%, 일시금이 아닌 연금방식으로 수령하면 운용관리 수수료를 30%, 만 34세 이하에 가입하면 운용관리 수수료를 20% 깎아주기로 했다. 모든 조건에 해당하면 총 70%의 수수료를 감면받게 되는 것이다. 특히 1년 단위로 IRP 가입자 계좌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해당 연도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신한금융은 앞서 지난 4월 지주와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사업부문제를 출범시킨 바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말 지주 자산관리(WM) 부문 아래 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 연금사업을 총괄하는 연금본부와 연금기획부를 새로 만들었다. 조만간 수수료 인하 방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수수료를 일부 낮춘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중에 우리은행 내 퇴직연금 부서를 퇴직연금 자산관리센터로 확대하고 수수료를 추가 인하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초 기존 연금사업부를 연금사업본부로 격상시킨 데 이어 최근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일대일 맞춤 자산관리와 수익률 컨설팅을 해주는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열었다.
퇴직연금 시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 규모로, 1년 새 21조원 늘었다. 올해는 2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익률은 저조하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1.0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은행 정기예금 금리(1.99%)의 절반 수준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1.5%)과 은행권 평균 수수료(0.49%) 등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조직을 키우고 수수료를 낮추는 가장 큰 배경은 쥐꼬리만 한 수익률이라는 비판을 피하면서 동시에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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