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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190조 퇴직연금 시장을 잡아라” 수수료 내리고 사업조직 키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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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수수료 체계 개편

KB·우리금융, 부서 신설·확대

금융사들 우위 선점 경쟁 시동

19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주요 금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금 관련 조직을 확대하거나 협업하기 쉬운 조직으로 바꾸고 수수료 인하와 면제 등 유인책도 내놓고 있다. 은행 예·적금만도 못한 낮은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연금 운용의 효율성을 꾀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은 다음달 1일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를 최대 70% 인하하는 등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16일 밝혔다.

퇴직연금은 은퇴 후 소득보장을 위해 회사가 노동자에게 줄 퇴직급여(퇴직금)를 금융사에 맡겨 퇴직 후 연금으로 지급하게 한 제도다. 크게 회사책임형(DB), 개인책임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구분된다. 연금을 운용하는 금융사들은 운용관리와 자산관리 명목으로 0.5% 안팎의 수수료를 떼간다.

신한금융은 10년 이상 장기 가입하면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최대 20%, 일시금이 아닌 연금방식으로 수령하면 운용관리 수수료를 30%, 만 34세 이하에 가입하면 운용관리 수수료를 20% 깎아주기로 했다. 모든 조건에 해당하면 총 70%의 수수료를 감면받게 되는 것이다. 특히 1년 단위로 IRP 가입자 계좌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해당 연도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신한금융은 앞서 지난 4월 지주와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사업부문제를 출범시킨 바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말 지주 자산관리(WM) 부문 아래 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 연금사업을 총괄하는 연금본부와 연금기획부를 새로 만들었다. 조만간 수수료 인하 방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수수료를 일부 낮춘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중에 우리은행 내 퇴직연금 부서를 퇴직연금 자산관리센터로 확대하고 수수료를 추가 인하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초 기존 연금사업부를 연금사업본부로 격상시킨 데 이어 최근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일대일 맞춤 자산관리와 수익률 컨설팅을 해주는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열었다.

퇴직연금 시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 규모로, 1년 새 21조원 늘었다. 올해는 2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익률은 저조하다.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1.0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은행 정기예금 금리(1.99%)의 절반 수준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1.5%)과 은행권 평균 수수료(0.49%) 등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조직을 키우고 수수료를 낮추는 가장 큰 배경은 쥐꼬리만 한 수익률이라는 비판을 피하면서 동시에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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