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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영화 기생충에 재조명…우리 주변 '반지하' 실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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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제 옆으로 보이는 이 장면은 영화 기생충에도 나오는 반지하로 가는 모습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거 형태인, 반지하가 영화의 주 무대로 쓰였습니다.

현실 속 반지하는 어떤 모습인지, 전연남 기자가 반지하 주거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온 가족이 모여 상자를 접고 있는 반지하 방 좁은 창으로 매캐한 방역 연막이 들어옵니다.

비라도 많이 내리면 창으로 빗물이 넘치고 수압이 약해 변기가 화장실 가장 높은 곳에 차지한 그곳.

영화 기생충에서 반지하 방은 고달픈 서민의 삶을 상징합니다.

반지하에서 3년째 거주 중인 이 모 씨.

방불을 끄면 밤인지 낮인지 가늠조차 힘듭니다.

[이 모 씨/반지하 거주민 : 비 오는 날 같은 경우에는 빨래에서 냄새나서 한 번 더 빨아야 하는 것도 있고. 화장실 같은 경우도 습기도 잘 안 빠지고.]

환기라도 하고 싶지만 벌레가 많이 들어와 문을 열 수도 없습니다.

[이 모 씨/반지하 거주민 : 저는 거미를 일부러 안 잡거든요. 벌레들이 좀 많이 들어와요. 거미들이 있으면 날벌레가 좀 줄어서.]

전국에 옥탑방과 반지하에 거주하는 41만 8천 가구 중 39만 가구, 그러니까 93%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4년 전부터 반지하 방에서 살고 있다는 기초수급자 박 씨 할머니.

습하고 냄새가 나 불편하지만 이사는 엄두도 못 냅니다.

[박 모 씨/반지하 거주민 : 아주 많이 울화통이 터질 일이 많았지. 불편하다고 고칠 수 있어요? 돈이 있으면 볕 드는 데로 이사를 가지만 그렇지 못하니까. 힘들어도 사는 거지.]

반지하 방은 범죄에도 취약합니다.

지난 3일, 한 남성이 봉천동 반지하에 사는 여성 집 안을 한참 동안 훔쳐보다 도망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반지하는 주거공간으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아주 열악한 지하주거들은 사람이 살 수 없게 해야 되고요. (이동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고 주거 급여 대상자가 제한되고 있는데 임대료를 보조 해줘야 하는 거죠.]

다만 반지하 방 외엔 갈 곳 없는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느냐, 이 해묵은 숙제 해결이 관건입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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