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사설] 가속화하는 기업들의 ‘코리아 엑소더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업들의 탈(脫)한국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올 1분기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은 141억 1000만달러를 기록해 작년 1분기(97억 4000만달러)보다 44.9% 늘어났다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발표다. 이에 비해 국내 총투자 금액은 131조 2000억원으로, 작년보다 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국내 생산기지를 확충하는 대신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국내 여건이 외국에 비해 매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비교기준인 작년 1분기 해외투자액이 최근 아홉 분기 평균치(120억 5000만달러)를 크게 밑돈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지는 않다. 그러나 이번 기록이 관련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38년 만의 최고치라는 점에서도 단순히 기저효과로만 설명하는 것은 무리다. 이러한 현상이 각종 규제와 치솟는 인건비로 인해 투자 유인을 잃어가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국내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국내 기업들의 최근 투자 동향에서도 뚜렷이 확인되는 사실이다. CJ제일제당이 지난 2월 미국 냉동식품기업인 슈완스를 인수한 데 이어 LG전자와 롯데케미칼이 최근 각각 테네시주와 루이지애나에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SK이노베이션도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밖에 베트남, 인도 등에 대한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네이버가 경기도 용인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다가 마지막 단계에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무산돼 버린 국내 사례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투자 위축은 필연적으로 경기 쇠퇴를 초래하게 된다. 일자리도 마련하기 어렵다. 이미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과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우리 경제의 위기 상황을 인정한 마당이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조치가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념을 앞세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며 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법인세 인하 등의 조치가 따라야 한다. 노조 투쟁에 대해서도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법규에 따라 엄격히 다룰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엑소더스 코리아’ 움직임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경제 위기만 가중될 뿐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