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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아이돌 일상부터 웹드라마까지'...통신3사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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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가 ‘오리지널(자체제작) 콘텐츠’ 투자 및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IPTV(인터넷TV)·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지적재산권(IP)의 중요성이 커지며 오리지널 콘텐츠는 미디어 플랫폼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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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청하가 등장하는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아이로그 U’의 한 장면. /U+ 아이돌LIVE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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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KT(030200)는 올해 올레tv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전년보다 2~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2018년에 OTT 서비스인 올레tv 모바일을 통해 20여 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2019년 현재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배 이상 물량을 확보했다.

통신 3사는 콘텐츠 제공자와 계약을 거쳐 확보한 콘텐츠만 제공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일제히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투자·제작해 자사 플랫폼에 독점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하우스오브카드’, ‘블랙미러’, ‘기묘한이야기’ 등 독점 콘텐츠로 고객을 끌어 모았다. 넷플릭스는 2018년 기준 700개가 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국가별 맞춤형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보급 중이며 한국에선 ‘옥자’, ‘킹덤’ 등을 제작해 공급했다.

KT 올레tv 모바일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에선 ‘엠카운트다운 멀티뷰 라이브’, 웹드라마 ‘네 맛대로 하는 연애’, ‘너를 싫어하는 방법’, 예능 프로그램인 ‘아이돌 배틀그라운드’, ‘브랜뉴보이즈 리얼리티’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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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올레tv 모바일의 오리지널 콘텐츠 ‘네 맛대로 하는 연애’ 중 한 장면. /올레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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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여세를 몰아 6월에도 ‘오늘도 덕질하세요’, ‘눈 떠보니 세 명의 남자친구’, ‘아이돌 런치박스’, ‘유명인싸’ 등 다양한 장르의 신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개했다. KT 관계자는 "OTT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지속해서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017670)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OTT 서비스 ‘옥수수’를 통해 2016년부터 현재까지 약 120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다. 2018년에만 전년보다 3배 이상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확대했다. 옥수수와 IPTV ‘Btv’에서 동시 서비스한 작품도 총 44개에 이른다.

지난해 4월에는 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이 2018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웹콘텐츠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예능 콘텐츠로는 인기 아이돌인 레드벨벳, 엑소 등 셀럽 리얼리티 위주로 콘텐츠를 제작,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는 9월 옥수수와 지상파 3사가 운영하는 OTT 서비스인 ‘푹(Pooq)’의 합병이 완료되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옥수수는 국내 OTT 서비스 강자"라며 "양적·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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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통해 독점 서비스 된 웹 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에서 웹콘텐츠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SK브로드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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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032640)는 최근 청하, 우주소녀 등 아이돌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리얼리티 콘텐츠 ‘아이로그U’를 U+아이돌Live 앱을 통해 공개했다. 아이로그U는 TV화면에서 볼 수 없었던 아이돌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15분 내외의 영상 콘텐츠다.

또 IPTV 서비스 U+tv에서는 키즈, 실버 세대에 맞춘 총 7개의 타이틀을 자체 제작해 제공 중이다. EBS 육아학교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고객의 육아 고민을 듣고, 이 중 매월 8편을 선정해 전문가와 함께 해결하는 콘텐츠를 새롭게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다.

50대 이상 세대를 위한 미디어 서비스 ‘브라보라이프’에도 자체 제작 영상 177편을 탑재했다. 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가 출연해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등 주요질환에 대해 믿을 수 있는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우리집 주치의’, 월 수입, 초기 투자 비용, 전국 교육 기관 등의 노하우를 담은 ‘나의 두 번째 직업’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브라보라이프 자체 제작 콘텐츠는 다양한 주제로 추가 제작해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보다 사양이 떨어지는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이 게임 시장에서 계속 인기를 끌 수 있는 건 독점 콘텐츠에 대한 수요 때문"이라며 "방송 미디어 시장도 마찬가지다. 유튜브 등 다양한 영상미디어 플랫폼이 넘쳐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라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오리지널 콘텐츠 비중을 높이면 미디어 시장의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만 신구대 미디어콘텐츠과 교수는 "질 높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강화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콘텐츠의 편중과 미디어 시장 독과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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