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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통첩’ 거부당한 나경원 “與 ’묻지마 추경’은 아무나 붙잡고 결혼하자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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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청문회’ 제안도 실패…의총에서 대응방안 논의

-나경원 “靑ㆍ與, ‘일 못하는 국회’ 만들고 양보 없어”

-여야 4당 단독 개회 추진하지만…’반쪽 국회’ 우려도

헤럴드경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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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제안까지 실패하자 자유한국당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장기간 파행된 국회에 염증을 느낀 당 내부에서 불만이 이어지는 데다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국회 단독 개회를 추진하고 나서면서 한국당 내부에서 “협상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정상화 협상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총회에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추경안을 통과시키자고 하는 것은 ‘아무나 붙잡고 결혼하자고 하는 꼴’”이라며 추경 통과를 촉구하는 여당 비판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국회를 열기 위해 여당을 설득해왔다”며 “그럼에도 청와대와 여당은 패스트트랙으로 ‘일 못하는 국회’를 만들어놓고 아무것도 양보할 수 없는 태도로 일관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 경제의 숨통을 틔워줄 민생국회”라며 “지금 경제가 왜 어려운지,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따져야 한다”고 경제 청문회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청와대와 여당을 향해서는 “‘청문회’라는 이름이 부담스러우면 형식에 얽매이지 말자”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한국당이 연일 청와대와 여당을 향한 비판에 나서고 있지만, 국회 정상화 협상에 실패한 당 지도부의 속내는 복잡하다.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라는 애초 조건도 관철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대통령과의 일대일 회담’, ‘경제 토론회’ 제안까지 여당이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아직 “강경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지만,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국회로 복귀해 다음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당 지도부의 제안 중 청와대와 여당이 받아들인 것이 하나라도 있느냐”며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장외투쟁을 계속하거나 국회로 복귀하는 선택지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한국당은 대국민 호소문을 내며 문 대통령의 순방 복귀에 맞춰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나 원내대표는 “현재의 경제위기가 정부 말대로 대외 여건 때문인지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정책적 문제인지 청문회를 통해 짚어야 한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진 뒤에 어떤 성격의 추경이 필요한지 합의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당의 제안을 곧바로 거절하면서 오히려 국회는 한국당을 제외한 4당 단독 소집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전날 “17일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당은 행동에 돌입하겠다”며 사실상 6월 국회 독자 소집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한국당을 제외한 채 6월 국회가 뒤늦게 열리더라도 국회가 정상 운영될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이 6월 국회에 나서지 않을 경우 상임위 대부분이 파행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공석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도 한국당 몫인 데다가 본회의 일정도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사실상 조율이 불가능하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예결위원회 구성 자체가 지금 안돼 있다”며 “(한국당을 제외한 채 국회가 열리면) 상임위 활동들을 중심으로 법안 심사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대정부 질문이나 예산 심사 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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