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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아듀! 디토' 리처드 용재 오닐 "은퇴 기자회견 아냐, 또다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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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시작한 축제, 올해로 마지막
리처드 용재 오닐 "제 뒤를 이을 사람이 나오길 바래"


파이낸셜뉴스

앙상블 디토 리사이틀 '디토 연대기'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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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클래식 음악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디토 페스티벌’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이별을 고한다.

디토는 2007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보다 즐거운 클래식, 클래식에의 공감’을 모토로 시작한 실내악 프로젝트로, 2009년 디토 페스티벌로 성장했다.

대중적 성공으로 2008-2009년 예술의전당 유료관객 1위를 기록했고, 누적 100회를 넘는 국내 투어를 진행했고,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도 공연했다.

■ 용재 오닐 "클래식의 미래는 밝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17일 ‘2019 디토 페스티벌’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축제를 앞둔 소감으로 “매우 좋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스테판 피 재키브(바이올린), 유치엔 쳉(바이올린), 제임스 김(첼로), 김한(클라리넷), 조지 리(피아노), 최재혁(작곡, 지휘)이 참석했다.

“여러분 앞에 있는 아티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클래식의 미래는 밝다. 깊은 감사의 마음과 그들이 클래식의 전통을 이어나갈 바라는 마음 이외 다른 감정은 없다. 섭섭하거나 슬프지 않은 마음으로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다.”

왜 이번 페스티벌이 마지막이냐는 질문에는 “각자 인생의 다른 목표와 희망을 추구하기 위해 잠시 멈추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음악은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매일 아침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눈을 뜬다. 그런 음악을 디토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은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사람으로서 각자의 희망과 바람이 있다. 인생의 다른 목표와 희망을 추구하기 위해 잠시 프로젝트는 멈추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 지난 12년간 실내악에 대한 관심 커져 '성과'

용재 오닐은 페스티벌을 처음 기획하게 된 2004~2005년 무렵을 떠올렸다. “평소 동경하던 실내악 그룹인 에머슨 스트링 콰르넷 내한 소식을 듣고 콘서트장에 갔다. 근데 관객이 너무 적어 깜짝 놀랐다. 실내악은 보러 오는 사람이 이렇게 없냐는 생각에 이 페스티벌을 시작했다.”

"12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비교하면 실내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젊은 뮤지션으로 구성된 콰르넷도 생겨났다. 12년의 디토가 이룬 변화다."

하지만 실내악은 여전히 팔기 힘든 음악장르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블록버스터 느낌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 관객과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지난 12년간 페스티벌을 꾸리면서 아쉬운 점은 없을까? 그는 “너무 많다”고 답했다.

“실수도 많았고,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렇다고 후회나 회한을 갖고 살고 싶지는 않다. 가장 아쉬운 것은 시도하지 않은 아주 많은 아이디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좀 더 젊고, 아이디어가 많은 분이 제 뒤를 이어 이 축제를 주도적으로 이어나가길 빌며, 누구일지 모를 그 분께 행운을 빈다.”

■ 막내 김한 "아쉽다, 유종의 미 거두길"

9년간 앙상블 디토와 함께 한 바이올린 연주자 스테판 피 재키브는 디토에 대해 “제가 가장 오랜 시간 몸을 담은 음악 프로젝트다. 특히 감회가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회 여름 함께 연주해, 무대에 오른 모든 뮤지션들이 형제와 같다. 실내악 레퍼토리를 디토를 통해 더 많이 익히게 됐다. 개인적으로 많은 추억을 쌓았다. 몇 년 만에 다시 디토에 합류, 마지막 시즌을 함께 해 더욱 뜻깊다.”

현재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부수석으로 활동 중인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은 2012년 16살에 처음 디토 페스티벌 객원 멤버로 합류했다. 이날 참석한 뮤지션 중 가장 막내인 그는 마지막 페스티벌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정식 멤버로는 3년째인데, 마지막 시즌이라 서운하다. 마지막을 함께 해 영광이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모차르트 클라리넷 5중주’ 마지막 악장을 연주하는데, 제가 처음으로 정식 멤버가 돼 연주한 곡이었다. 7년전, 스페판 피 재키브와 함께 연주한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를 연주한 그때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마지막 페스티벌인 올해 다시 스페탄 피 재키브와 함께 이 곡을 연주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더욱 성숙된 연주를 보여주고 싶다.”

■ 마지막 페스티벌 주제는 '매직 오브 디토'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는 ‘매직 오브 디토’로 삼았다. 미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제레디 덴크와 리처드 용재 오닐의 리사이틀 무대가 지난 14일 펼쳐졌고, 오는 19일 예술의전당에서 앙싱블 디토 리사이틀 ‘디토 연대기’가 공연된다.

지난 12년 레퍼토리 하이라이트를 모아 들려준다. 6월 28일에는 ‘디퍼런트 디토 2019 메시앙 그리고 최재혁’을 올린다. 디토 페스티벌 중 가장 도전적인 시리즈였던 현대음악 콘서트 ‘디퍼런트 디토’를 다시 선보인다.

이 무대에서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와 2017년 제네바 콩쿠르 작곡 부문 1위를 거머쥔 최재혁의 작품을 용재 오닐,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클래식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해 안산에 이어 올해는 고양에서 디토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디토 meets 고양시 교향악단’은 6월 29일 고양아람누리에서 용재 오닐과 201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유치엔 쳉, 그리고 디토가 발굴한 신예 첼리스트이자 2015년 윤이상 콩쿠르 우승자인 제임스 김이 협연자로 나서 화려한 대미를 장식한다.

■ 뮤지션들 "마지막 함께해 영광" 소감

한편 이날 기회회견에 참석한 뮤지션들은 페스티벌의 마지막을 함께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조지 리는 “지난해 시애틀에서 용재 오닐을 처음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낸 뒤 그에게 디토 출연을 제안받았다”며 “평소 디토의 명성을 들어왔던지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예상치 않게 익숙한 얼굴을 만났는데, 최재혁과는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고, 제임스 김은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첼로니스트 제임스 김도 “디토 페스티벌을 통해 재능 있는 뮤지션과 함께 해 영광이다. 대중에게 클래식을 소개하기 위해 열정을 품은 뮤지션이기도 하다. 최재혁은 제게 특별한 곡을 써준 인연이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은 “‘디퍼런트 디토 2019-메시앙 그리고 최재혁’ 콘서트에 제 곡이 3곡이나 연주된다. 1부가 제가 작곡한 곡으로 꾸며져 영광이다. 용재 오닐이 제 곡을 연주하게 돼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유치엔 쳉은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다. 최근 신보를 발매한 그도 “마지막 페스티벌을 함께 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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