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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이마트 앞 노동자·소상공인 "유통 대기업, 사회책임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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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전문직 "투쟁은 구걸 아냐…정당한 처우 달라"

소상공인 "노브랜드 출점은 '꼼수' 골목사우건 침탈"

뉴스1

한국중소상인영업자총연합회, 참여연대, 망원시장상인회, 대구마트유통조합,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 이마트 노브랜드 인접 중소상인과 시민단체가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브랜드 점포 개점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19.6.17/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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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서울 성수동 이마트(emart) 본사 앞에서 17일 같은 시각 2개의 집회가 따로 열렸다. 각자 주장은 달랐으나 이들은 이마트에 "유통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먼저 목소리를 높인 쪽은 한국노총 전국관광서비스연맹 이마트민주노조(이마트 노조)다. 이마트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Δ급여 현실화 Δ인센티브 제도 개편 Δ직급 부여 및 업무지휘권 보장 등 노무관리진단 Δ직업유해환경 진단 Δ교섭단위 분리 5대 요구사항을 본사가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집회에는 '패션전문직' 노조원 200여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이마트 대상 투쟁으로는 이날 집회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라고 주장했다.

'패션전문직'은 2003년부터 이마트 본사와 '상품판매 위탁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로, 각자 판매사원을 고용해 판매분에 대한 수수료를 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마트 내 패션전문직은 이마트 전체 사원 약 2만 6000여명 중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본사 측이 '전문직'보다 못한 실질급여를 강요하면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홍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패션전문직이 전문직보다 근속기간도 길고 업무숙련도 또한 높은데 임금인상률은 낮아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이번 투쟁은) 이마트에 구걸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명순 노조 대의원은 "집회에 나온 조합원들은 사실 집회 날짜도 물건이 덜 들어오는 월요일로 잡을 정도로 애사심 높고 책임감 강한 분들"이라면서 "매출 부진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면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할 텐데 2019년 전문직 임금 10.24%에 비해 패션전문직 임금은 2.94% 인상돼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노조 측은 집회 이후 대표이사 측에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마트 정문 쪽에서는 같은 시각 전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회가 함께 이마트의 노브랜드 가맹점 출점을 규탄했다.

뉴스1

한국노총 전국관광서비스연맹 이마트민주노조(이마트 노조) 소속 패션파트 노동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급여 현실화, 인센티브 제도 개편, 직급 부여 및 업무지휘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2019.6.17/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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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참여연대, 서울망원시장상인회 등 27개 시민·유통단체는 "이마트는 노브랜드 가맹점 매장 출점을 중단하고 골목상권 침탈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노브랜드'(No Brand)는 이마트가 내놓고 있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이런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노브랜드샵은 지난 2016년부터 직영으로 출점돼 왔고, 2018년 말부터는 가맹 형태로 체인점을 낼 수 있게 된 상태다.

시민단체 측은 최근 노브랜드 점포에서 1차 농산물 전반을 취급하는 등 점포가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다를 바 없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유통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과 과점화'로 규정했다.

김성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공동회장은 "이마트는 상생스토어를 앞세워 기업 이미지를 활용하면서 뒤로는 꼼수 출점으로 가맹점주와 지역상인의 '을과 을의 싸움'으로 내몰고 있다"며 "사업 조정을 통해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강조했다.

전국 13개 지역에서 모인 이들 시민단체는 공동 항의서한을 본사에 전달하는 한편 전국대책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창업 문의가 많아 가맹점 모델을 선보인 것"이라며 "출점 주변 상권과의 상생을 위해 슈퍼마켓 핵심 품목은 판매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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