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전 조기 출소, 홍콩 정부 '화해 제스처' 여부 주목
홍콩 '우산 혁명' 지도자 조슈아 웡 출소 |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2014년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을 주도한 조슈아 웡(黃之鋒)이 출소했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우산 혁명의 지도자이자 야당인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창당의 주역인 조슈아 웡은 이날 오전 라이치콕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우산 혁명은 2014년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등을 막아낸 것을 기념해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9월 28일부터 79일 동안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홍콩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 등을 요구했다.
데스시스토당 의원 10여 명과 그의 지지자들은 출소하는 조슈아 웡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우산 혁명의 구호인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한다'를 외쳤다.
조슈아 웡은 취재진에게 "수백만 홍콩 시민의 투쟁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나는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퇴진과 송환법의 완전한 철폐, 12일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것의 철회 등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캐리 람은 행정장관에 걸맞지 않은 인물이며, 그가 TV에 나와 눈물을 흘릴 때 홍콩인들은 애드머럴티에서 피를 흘렸다"고 비난했다. 애드머럴티는 입법회와 정부청사 소재지로, 최근 시위의 중심지이다.
이어 "이러한 저항을 통해 우리는 전 세계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캐리 람의 압제하에서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알렸다"며 "정부가 물러날 때까지 송환법 철폐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소 직후 정부청사 인근에 있는 시위대에 합류하기 위해 발길을 재촉했다.
우산 혁명 당시 조슈아 웡은 17세의 나이에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지난해 1월 우산 혁명 당시 법원의 시위 해산 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징역 3개월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달 홍콩 대법원이 그에게 징역 2개월형을 확정하면서 재수감됐으나, 형기를 다 마치지 않고 이날 출소했다.
모범수의 경우 형기 절반을 복역하면 조기 석방하는 것이 홍콩 당국의 일반적인 정책이지만, 최근 격화하는 시위 정국에서 홍콩 정부가 '유화 제스처'로서 그를 조기 석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9일 100만 시위에 이어 전날 시위에서 주최 측 추산 200만 명의 홍콩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송환법 철폐', '캐리 람 퇴진' 등을 요구하자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밤 긴급 성명을 내고 홍콩 시민에 사과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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