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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다있는 편의점, 스페셜리스트까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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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부터 다른 세븐일레븐

업계 최초 밥 소믈리에 탄생

쌀 전문 관리한 도시락 출시

커피 마실맛 나는 이마트24

바리스타 교육받은 직원 85곳 배치

커피전문점급 원두·커피 머신 완비

매장 둘러볼 맛 있는 CU

마감 자재·조명 명도까지 고려

점포 디자인에 컬러리스트 참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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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있는’ 편의점도 이제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로 승부하고 나섰다. 상대적으로 저가의 생활밀접형 상품들을 망라한 편의점이 고급화, 전문화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밥 전문 소믈리에부터 바리스타까지, 또 공간뿐만 아니라 색채를 디자인하는 컬러리스트까지 기용해 ‘편의점=저가’라는 상식이 깨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최근 업계 최초로 ‘밥 소믈리에’라는 직군을 만들었다. 세븐일레븐에서 시작한 밥 소믈리에는 이제는 도시락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CU, GS25까지 편의점 업계의 새로운 직군이 됐을 정도다. 편의점 도시락은 싸고 대충 한 끼를 떼우는 용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이제는 반찬뿐만아니라 밥에서부터 차별화를 하겠다는 업계의 의지가 담긴 결과다. 밥 소믈리에까지 등장한 것은 그만큼 편의점 업계가 도시락에 사활을 걸었다는 방증이다.

소믈리에는 ‘포도주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사람 또는 그 직종’이란 어원에서 확대돼, 최근에는 하나의 전문화된 분야에 대한 모든 것을 추천하고 관리하는 직종을 일컬는다. 와인소믈리에가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을 추천하는 것처럼 밥 소믈리에는 쌀의 산지, 품종, 영양 등 모든 것을 관리한다. 특히 세븐일레븐의 밥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한 김하영 MD는 롯데만의 이색 채용과정인 어떤 이력도 보지 않는 ‘SPEC태클 오디션 전형’으로 입사한 이색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김하영MD는 지원자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새로운 도시락 제품을 기획하는 ‘도시락 면접’을 통해 채용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도시락 매출 35.3%성장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35.3%성장했다.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편의점 커피로 이마트24는 편의점 커피의 체급을 또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점포에 바리스타를 배치, 바리스타가 직접 내린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처음에는 업계에서조차 바리스타가 ‘웬 편의점’이냐며, 인건비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이마트24는 편의점 후발주자지만 국내 편의점의 ‘편의’를 재정의하겠다는 실험에서 바리스타 편의점을 선보였다. 이마트24는 직영점을 중심으로 직원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시켜 자격증을 따게 하는 방식으로 현재는 직영 85곳까지 늘어났다. 기존 편의점 업계에서 사용하는 블렌딩 원두가 아닌 단일원잔지의 원두만을 사용하는데다 1,400만원~1,600만원에 달하는 고급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는 것도 편의점 커피의 고정관념을 깼다. 바리스타가 내린 커피지만 아메리카노는 1,500원, 카페라떼는 2,500원, 플랫화이트는 2,000원으로 커피전문점 대비 10~30% 저렴하다. 바리스타 편의점은 지난해 5월 시작 당시만 해도 커피 매출의 1%에서 현재는 20%가까이 증가했다. 1년간 바리스타 커피 판매량만 55만잔에 이른다.

식품뿐만 아니라 편의점 디자인에도 스페셜리스트영역 안목이 가미되고 있다. CU는 매장 디자인에 컬러리스트기사가 함께 작업한다. 편의점 점포에도 원목 테이블 하나에도 수십가지 자재와 나무색이 있어, 선택에 따라 고객에게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CU브랜드 이미지를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할 방법을 고민하다 매장 공간에도 웜톤·쿨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같은 컬러리스트 영역을 더했다. 박선주 CU대리는 시설팀 전문가답게 실내건축기사,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에 이어 컬러리스트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컬러리스트는 색채를 다루는 전문가로 최근 사람의 피부색 등에 맞춰 어울리는 색깔 등의 옷과 화장품, 헤어스타일 등을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유행하며 사람들에게 알려진 직업이다. 컬러리스트 지식을 활용, 인테리어 집기, 마감 자재의 색, 조명의 명도 등을 고를 때 등 다양한 방면으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가 생필품을 손쉽게 갖다놓는 곳이라는 편의점이 이제는 단순히 그저 편한 곳이 아닌, 매스형에서 맞춤형과 고급화를 지향하는 또 다른 챕터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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