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 시점 결정하기엔 GDP 지표 변동 미미”… 9월에 재논의 하기로

17일 오후 대전시 서구 월평동 통계청 통계빅데이터대전센터에서 국가통계위원회 경제통계분과회의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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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7일 "최근 경기 순환기의 기준순환일 설정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가 언제 정점을 찍고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는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 판단을 유보한 것이다. 통계청은 올해 9월 이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통계청은 이날 오후 대전 서구 통계빅데이터대전센터에서 국가통계위원회 경제통계분과위원회 회의를 열어 ‘제11 순환기 기준순환일 설정’을 9월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경기 정점을 설정하는데 소요된 기간이 과거에 비해 짧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대비 국내총생산(GDP) 순환변동치의 변동이 미미한 점 등을 감안해 성급하게 논의하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공식적인 경기 저점과 정점을 정하는 기준순환일 설정은 경기순환의 명확성, 확산성, 지속성 등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표인 GDP 순환변동치가 어느 시점부터 경기가 하강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명료하지 않아 명확성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통계청 고위 관계자는 “기준순환일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GDP 순환변동치를 보는데, 그간 2~3%대 성장을 해온 결과 뚜렷하게 하강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위원회의 입장”이라며 “과거에 비해 기준순환일 결정이 빨라 일각에서 ‘조급하게 순환일 설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기 기준순환일은 우리 경기가 언제 정점을 찍고 언제 저점에 이르렀는지를 판단하는 지표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GDP 지표, 그 외 주요 경기지표를 바탕으로 전문가 의견이 반영돼 결정된다.

기준순환일은 각종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바탕이 된다. 통계청 안팎에서는 제11 순환기 경기 정점은 지난 2017년 2분기 혹은 3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작년 11월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 2분기가 경기 정점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그 언저리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이 다시 9월로 미뤄지게 된 것이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