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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CCTV는 유가족이, 졸피뎀은 현남편이"…경찰 부실수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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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이 지난 7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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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고유정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계획 범행의 중요한 단서인 수면제 약봉지를 긴급체포 과정에서 놓쳤다고 17일 CBS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 경찰은 지난 1일 고유정(36)을 충북 청주시의 주거지에서 긴급 체포할 때 여행용 가방에 있던 졸피뎀 약봉지를 압수 물품에서 빠트렸다.

경찰 관계자는 "졸피뎀 약봉지는 캐리어에 있던 파우치에 있었는데, 생리대 등 여성용품이 담겨 있어 확인하지 못하고 놓쳤다. 나머지 카메라 등은 압수했다"고 밝혔다.

졸피뎀 약봉지의 존재는 고유정의 재혼 남편 A(37)씨가 경찰에 알렸다. A씨는 지난 5일 고유정과의 면회 중 고유정이 "파우치가 압수됐느냐"고 물은 점을 수상하게 여겨 여행용 가방을 뒤지다 약봉지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전까지 고유정이 휴대전화로 '니코틴 치사량'을 검색한 것을 근거로 니코틴에 대해서만 확인하다 그제서야 졸피뎀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고유정 구속 후 9일이 지나서야 고유정이 범행 전에 다녀간 청주시의 병원과 약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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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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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고유정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어 있던 피해자의 혈액을 소량 확보했다. 지난 2일 국과수 감식 결과 약물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재차 감정을 받고나서야 지난 10일 혈흔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전 남편 살해 사건 전후 고유정의 수상한 행적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전 남편 강모(36)씨의 유가족이 찾아 경찰에 넘긴 것으로 전해져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2일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살해 과정에서 수면제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범행 수법과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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