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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후대에도 알리려면 가르쳐야죠…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목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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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캐나다 현직 교사들

정의기억재단 워크숍 참여



경향신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2019 세계전시성폭력 추방의날 주간 행사인 교사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회교사 크리스티나 탱은 올해로 6년째 재직 중인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교실 한쪽 벽면에 피해자들의 사진과 생애, 인용구를 적고 학생들이 이를 따라 걷도록 하는 ‘갤러리 워크’를 운영 중이다.

“전쟁폭력을 가르칠 때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상황이 안타까웠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가르칠 때 아돌프 히틀러 한 사람만 남는 것처럼요. 위안부 피해자들도 누군가의 딸이자 자매이자 엄마였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전쟁으로 희생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는 아시아계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에게 울림을 준다고 탱은 말했다.

한국, 미국, 캐나다의 현직 교사들이 17일 ‘미래세대로의 계승-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어떻게 교육되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정의기억재단 윤미향 대표는 “교육은 피해자 없는 시대의 위안부 운동에서 핵심 요소”라며 “2000년 이후 일본의 역사왜곡이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미래세대에 피해자들의 삶과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립학교 교사 에린 한론은 2013년 로스앤젤레스 소녀상 건립을 다룬 신문 기사를 읽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학생들에게 위안부 문제를 가르치며 전시 성폭력 생존자의 가족이나 지인을 인터뷰하라는 과제를 내주곤 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국만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역사교사로 일하는 마크 크로스웰은 “나치 홀로코스트, 르완다 내전 등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교하면서 역사수정주의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교실에서 위안부 문제를 가르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미국이나 캐나다 교과서에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서술이 아예 없거나, 짤막한 설명만 실려 있기 때문이다. 외국 교사들이 신뢰성 있는 1차 수업자료를 찾는 일도 어렵다.

이화여자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주먹도끼’ 지도교사 성환철씨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홍보물을 만들거나 강연회를 열기도 한다”면서도 “학교나 교육청의 제한으로 학생들의 활동이 학교 밖 울타리를 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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