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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로또 대박’도 인생은 못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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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만에 14억원 탕진

여러 전과로 교도소 전전

최근 도둑질로 또 붙잡혀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19억원을 손에 쥐었던 남성이 20개월 만에 탕진하고 10여년간 좀도둑질을 하며 교도소를 들락거리다 최근 또 도둑질로 경찰에 붙잡혔다. 복권 당첨 당시에도 여러 전과가 있었지만, 로또 1등도 인생을 바꾸진 못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17일 절도 등 혐의로 ㄱ씨(39)를 불구속 입건했다. ㄱ씨는 지난해 7월23일 부산 연제구의 한 주점에서 “아는 형님이 단체 예약을 할 건데 선불금을 받아 오라”며 종업원을 속여 내보낸 뒤 400만원짜리 귀금속 1점을 훔치는 등 부산, 대구 등지에서 같은 수법으로 16차례에 걸쳐 3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범인을 쫓던 중 ㄱ씨가 택시를 타고 도주하며 택시기사에게 “과거 경남에 살았고, 로또 1등에 당첨된 적이 있다”는 말을 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경남지역 로또복권 1등 당첨자를 검색, 범인이 실제 당첨자인 ㄱ씨인 것을 특정하고 검거했다.

ㄱ씨는 14년 전인 2005년 로또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19억원으로 실수령액은 13억9000만원이었다. 아버지에게는 개인택시를 사주고 형에게는 피시방을 차려주었다. 자신은 호프집을 열고 사업가 행세를 했다. 그러나 ㄱ씨는 복권 당첨 이전 저지른 강도 혐의 범행으로 이듬해 철창신세가 됐다. 거액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해 2개월 만에 풀려났지만 불과 몇 달 새 유흥비로 4억원을 탕진하고 도박에 손을 댔다가 호프집도 날려버렸다. 20개월 만에 알거지가 되고 말았다.

ㄱ씨는 돈이 떨어지자 로또복권을 대량 구매했으나 행운은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이후 사기죄로 감옥신세를 졌고 출감 후에는 금은방을 돌며 귀금속을 훔치다 2008년 검거됐다. 출소 후 휴대전화 할인매장, 식당, 의류매장 등지에서 135차례에 걸쳐 1억3000만원을 훔쳤다가 2014년 검거돼 다시 감옥신세를 졌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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