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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 관련 학생들, 단톡방서 '똥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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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교대 학생과 현직 교사, 학부모 등 50여명은 17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에 연루된 재학생, 졸업생들을 강력하게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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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대 집단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와 현직 교사들이 추가 증거를 공개하고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성평등 공동위원회와 전국 교직원노동조합, 서울교대 학생과 현직 교사 및 학부모 50여 명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대 집단 성희롱 사건과 관련된 현직 교사들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서울교대 내부 징계 수위나 서울시 교육청의 징계 속도가 우려된다"며 예비 교사 혹은 현직 교사인 서울교대 남성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성희롱 사건이 알려진 뒤 단체 채팅방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주최 측이 공개한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기보다 자신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 비아냥대는 태도를 보였다.

한 졸업생은 대화방에 "학교 1년 더 다녔으면 큰일 날 뻔"이라고 적었다. 다른 졸업생은 "학교 나오면(졸업하면) 1도(전혀) 상관없으니까 걱정 마시라"고 했고, 또 다른 졸업생은 "똥 밟았네"라며 비아냥거렸다. 문제가 된 '남자대면식'에 대해서도 "꿀릴 게 없다"며 "걍(계속) 남자대면식 해. 휘둘리면 끝이 없다"는 식의 대화를 나눴다. 또 한 졸업생은 "우리끼리 놀겠다는데 왜 자기들이 하지 말라는 거냐"며 욕설을 적기도 했다.

이들은 신입생 환영회를 "여자 선배들과 노는 날"이라고 표현하고, 여자 교수를 성적 대상으로 삼으며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라 말하는 등 왜곡된 성인식도 보였다. 또 초등학생들을 언급하며 "일단 패고 나서 뭘 잘못했는지를 생각하게 해야 한다"며 "몸이 아프면 뭘 잘못했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한 졸업생도 있었다.

주최 측 류하경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을 근거로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들이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이 교원 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력한 징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징계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이런 식의 2차 가해가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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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대 학생과 시민사회단체 등 50여명이 공개한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에 가담한 학생들의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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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은 서울교대 일부 남학생들의 단체 대화방 내용을 근거로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 현직 교사를 엄중히 처벌할 것, 가해 교사들 수업 배제 및 피해자와 가해자를 교육현장에서 분리할 것,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졸업생 6인에 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서울교대 졸업생은 "동기와 선후배들은 대학 시절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동료였지만 (가해자들은) 우리를 성적 정체성만으로 평가하고 있었다"며 "진심 어린 사과를 기대했지만 반성은커녕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고, 문제의 화살이 자기를 비껴간 것을 안도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서울교대에서는 지난 3월 남성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같은 과 여학생 사진과 개인정보가 담긴 책자를 만든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신입생·졸업생 중 남성들만 모이는 '남자대면식' 때 책자 내 여학생들을 성적으로 평가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서울교대 측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를 벌이고 지난달 10일 11명의 관련 학생들에게 2주~3주의 유기정학 등 징계를 내렸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대화에 참여한 현직 교사 7명과 임용 대기자 11명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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