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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인천 `붉은 수돗물`, 무리한 수계전환이 원인…22일부터 순차 정상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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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수돗물 공급 체계의 무리한 전환에서 비롯됐다는 정부 조사결과가 18일 나왔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인천 적수 사태에 대한 정부원인조사반의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공촌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 점검으로 가동이 중지됨에 따라 인근 수산·남동정수장 정수를 수계전환해 대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또 민원이 발생한 급수 지역 중심의 초동 배수조치가 미흡했고, 이물질 발생 지역 파악 및 수류 정체구간의 배수가 지연되면서 사태가 장기화됐다는 분석이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적수 사태가 시작된 이후 이달 7일이 돼서야 '정부원인조사반(4팀·18명)'을 꾸려 현장 조사를 벌여왔다.

사고 발생 나흘 만인 이달 2일부터는 영종 지역, 15일 만인 지난 13일부터는 강화 지역에서 민원이 발생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환경부는 직접적인 사고 원인을 무리한 수계전환으로 진단했다.

원래 공촌정수장에서 영종 지역으로 수돗물을 공급할 때 물이 흐르는 방향을 그대로 살리는 자연유하방식으로 진행한다.

이와 달리 이번 수계전환에서는 평소보다 2배 강한 유속을 이용해 물의 흐름을 역방향으로 바꿔 공급했다.

역방향 수계전환을 위해서는 흔들림·충격 등의 영향을 고려하고 이물질 발생 여부를 확인하면서 정상 상태가 됐을 때 공급량을 서서히 늘려나가야 한다.

이처럼 충분한 시간을 요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적수 사태를 유발한 수계전환은 단 10분 만에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초기 민원이 발생했을 당시 유량은 평소 시간당 1700㎥에서 3500㎥로 오히려 증가하는 등 주의사항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

또 공촌정수장이 재가동되자 기존의 방향으로 수돗물이 공급되면서 관로 내 혼탁한 물이 영종 지역으로 흘러갔다.

환경부는 "탁도계마저 고장 나 (정확한 탁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흡수정의 이물질이 사고발생 이후 지속해서 정수지, 송수관로, 급배수관로, 주택가로 이동했다. 이로 인해 사태가 장기화됐다"고 설명했다.

수도관의 높고 낮음을 판단할 수 있는 지도가 없어 배수지점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면서 체계적인 방류가 지연된 점도 사태 장기화의 요인으로 제기됐다.

환경부는 인천시와 함께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해 사고 이전 수준으로 수돗물 수질을 회복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2일부터는 순차적으로 배수를 정상 공급하고, 늦어도 29일까지 수돗물 공급 정상화를 완료하겠다는 것이 환경부의 입장이다.

사태 초기부터 지원해오던 병입(병에 담음) 수돗물, 수질분석장비, 급수차 등도 계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다.

단, 정부원인조사단은 현재로서는 수돗물을 음용하지 말 것을 권장했다.

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정수기나 필터로 한 번 거른 물은 음용해도 되긴 하지만, 필터 색상이 쉽게 변색하는 단계에서 수질 기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음용을 권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다만 빨래나 설거지 등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문가 합동 원인조사반 조사결과 백서를 올해 7월까지 발간·배포하고, 식용수 사고에 대비한 지자체·유관기관 공동연수회도 7월 중 개최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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