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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아직도 기업 규모 5조·10조원 되면 규제… 나라 이익에 도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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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한 달에 수조원짜리 회사가 몇 개씩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옛날 프레임으로 (기업의 규모가) 5조·10조원이 되면 규제한다. 이게 나라 이익에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18일 네이버의 이해진 창업자가 서울 한 호텔에서 한국경영학회·사회학회가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정부의 규제 현실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 창업자는 "현재 미·중의 거대 테크 기업들은 연구·개발(R&D)에만 수조원씩 쓰고 전 세계 인재들을 다 데려간다"며 "(이들과 경쟁하려면) 기업이 커지고 강해지도록 애써야 하는데, (큰 기업을) 부도덕하다고 말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에 맞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이해진(오른쪽) 네이버 창업자가 18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우리는 여전히 옛날 프레임으로 (기업을) 규제한다"며 정부의 규제 현실을 비판했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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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원 이상인 기업을 지정해 각종 규제를 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준대기업집단으로, 이 창업자는 총수(동일인)로 지정돼 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터넷 기업은 국경 없이 경쟁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기업 규제는 글로벌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기준으로만 기업이 작다, 크다고 판단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기업에 과도한 책임을 묻는 사회 분위기도 지적했다. 그는 "농경 사회에서 트랙터 기업이 나오면 기존 농부의 일자리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세계 트랙터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에 농부의 일자리가 사라진 책임을 묻고, 탐욕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우버와 같은 차량 공유나 바이오 신기술이 각종 규제와 갈등 탓에 아예 국내에선 시작도 못 하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그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이 창업자는 "프랑스는 굉장히 보수적인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50%의 대학생이 창업을 꿈꾼다더라"며 "반면 한국은 공무원, 의사, 변호사가 되겠다는 학생이 더 많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강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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