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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근육통 오인 쉬운 ‘근막통증증후군’, 진단·치료를 한번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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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주부 설모 씨(여·59)는 지난해 8월 계단에서 넘어진 뒤 왼쪽 정강이(아랫다리 앞쪽 뼈가 있는 부분)와 종아리에 통증과 피부가 붉게 변색되는 증상을 겪었다. 조금이라도 많이 걸으면 다리가 부으면서 변색과 통증이 심해졌고, 다리에 쥐가 나는 일도 빈번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상태가 악화돼 대학병원 정형외과를 찾은 결과 근막통증증후군을 진단받았다. 이후 대학병원에서 3주간 입원치료를 받고, 인근 피부과도 다녀봤지만 차도가 없었다. 오히려 가만히 서 있을 때에도 통증이 심해져 진통제까지 복용해야 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전기자극치료인 호아타요법을 5회 받은 결과 통증이 70%가량 감소해 진통제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됐다.

보통 이유를 알 수 없는 근육통이 나타나면 ‘담(痰)에 걸렸다’고 표현한다. 대부분 근육통을 가벼운 증상으로 여기지만 무턱대고 방치하다 원인질환을 키울 수 있다. 담과 혼동하기 쉬운 질환 중 대표적인 게 근막통증증후군(근막동통증후군)이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에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나 긴장이 가해져 조직이 손상되고, 근육세포 내 칼슘 농도 조절에 이상이 생겨 근육을 둘러싼 근막의 통증유발점이 자극을 받아 통증과 경련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로 목과 어깨, 허벅지와 종아리 등에서 나타난다.

아픈 부위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통증이 심해지고, 바늘로 찌르거나 타는 듯한 증상이 동반된다. 두통, 안통, 이명, 관절 뻣뻣함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밤에 잠을 잘 때 통증유발점이 하중에 눌려 갑작스럽게 아프고 잠을 설치는 등 수면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장시간 업무와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에서 점차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스트레스를 자주 받거나, 장시간 운전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오래 컴퓨터를 하거나, 추위나 습기에 노출되면 발병할 수 있다. 설 씨의 사례처럼 낙상이나 교통사고 등 갑작스러운 외부충격을 받는 것도 원인이 된다.

일시적인 증상이면 휴식만 취해도 상태가 개선되지만 한번 만성화되면 치료가 쉽지 않고 전신통증 및 수면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단 X-레이,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장비만으로는 확인이 쉽지 않아 정밀진단이 필요하다. 최근 도입된 ‘호아타요법’은 전기생리학을 이론적 바탕에 둔 비침습척 통증치료법이다. 100~800나노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3000V의 고전압으로 흘려보내 세포의 부족한 전기를 충전, 세포대사를 촉진하고 통증과 염증을 개선한다.

전기생리학에 따르면 인체 생리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60%가량이 세포 안팎의 음(-)전하와 양(+)전하 간 균형을 이루는 데 사용된다. 이를 통해 정상세포의 막전위(양전하와 음전하간 전위차)는 -70~-100㎷를 유지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바이러스 침입, 면역력 감소, 노화 등으로 체내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체내에 염증이 생기면서 세포내 미토콘드리아의 활성도와 ‘ATP(아데노신 3인산)’ 생산이 저하돼 전기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게 된다”며 “결국 음전하 부족으로 전위차가 -30~-50㎷까지 떨어지면 모세혈관 순환이 저하되고 세포가 병들어 통증, 만성피로, 수면장애, 우울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아타요법으로 피부 깊숙한 부위까지 음전기를 전달하면 근막통증증후군, 림프부종, 섬유근육통, 척추 및 관절통증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 아픈 부위에 전기자극을 가하면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전인현상(電引, elctrotraction)을 통해 진단적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MRI·CT만으로 진단이 어려운 근막통증후군을 진단하는 데 유리하다.

심영기 원장은 “전기자극치료는 현재 병·의원에서 사용 중인 경피적전기신경자극기(TENS)보다 더 깊은 피부 10~15㎝ 아래까지 전기를 흘려보내 통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고, 효과가 5~7일간 더 오래 지속되는 게 장점”이라며 “장기간 반복치료하면 단순한 통증 완화를 넘어 세포 재생 및 면역력 회복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와 함께 질병에 대해 정확하 인식하고 해로운 자세, 행동, 생활습관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통증 부위에 15분 정도 온찜질을 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은 틈틈히 일어나 목, 어깨, 다리 등을 스트레칭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데일리

근막통증증후군 환자의 호아타요법 치료 전(왼쪽)·후 비교 사진. 붉은 색이 감소한 것은 해당 부위 통증·열감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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