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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숨겨진 의인 '요한, 씨돌, 용현' 이야기에…네티즌 후원 문의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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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2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 자연인 김씨돌로 출연한 김용현씨.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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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군대서 의문사를 당한 정연관 상병 죽음의 진실을 알리는데 앞장선 김용현씨의 이야기가 화제다.

16일 SBS 스페셜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편이 방송된 이후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를 후원하겠다는 시청자들의 문의가 줄잇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그분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민주화 유공자로 지정해달라'는 청원이 게재돼 이틀 만에 2만4000명이 동의했다.

김씨의 세례명은 '요한'이다. 자신이 지은 이름 '씨돌'로도 불렸다. 김씨는 2012년 SBS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김씨돌이라는 이름의 괴짜 자연인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JTBC에도 한겨울에도 산에서 지내는 자연인으로 소개됐다. 그는 이후 산에서 홀로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우측 전신마비에 언어 장애를 얻어 현재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김씨는 과거 민주열사 유가족 '한울삶'과 함께 투쟁했다. 1987년 정영관 상병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는데 앞장섰다. 김씨의 활동으로 정 상병은 대선 부재자 투표에서 야당 대표를 지지했다가 구타당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2004년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밝혀졌다. 그는 1995년 삼풍백회점 붕괴 당시에도 현장 구조 활동에 나섰고 1999년 정선군 '토종벌 폐사 사건' 때도 관계 기관과 언론을 찾아 다니며 농가를 위해 노력했다.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춘 김씨는 자연인으로 잠시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TV 출연료를 비롯해 자신이 가진 돈을 모두 기부했다. 현재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강원도의 한 요양병원에서 투병 중으로 재활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제작진을 통해 김씨의 소식을 접한 정 상병의 어머니는 병원 복도에서 김씨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왜 그런 삶을 살았나"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는 말을 종이에 적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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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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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이야기는 방송을 통해 지난 9일과 16일 소개됐다. 이후 시청자들은 게시판에 김씨의 삶을 응원하는 글을 남기며 후원 문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 시청자는 "이 세상에 이런 분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라며 "영화였다면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남겼다. 시청자들은 김씨의 의로운 삶에 감사를 표했다. 김씨의 이야기는 SNS에서도 화제다. 네티즌들은 "신이 계시다면 저 분을 제발 도와달라"며 김씨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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