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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경향포럼]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 교수 “운전석 앉은 한국, 주변국 활용 위해 리더십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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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미치는 북·일관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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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지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일본의 역할은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미들파워 외교’로 유명한 소에야 요시히데 일본 게이오대학교 교수(사진)의 생각은 어떨까.

소에야 교수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경향포럼’에서 ‘북·일관계의 미래: 한반도 평화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북·일관계와 한·일관계가 한반도 평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연했다. 소에야 교수는 “일본의 역할은 북한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사례로 든 것이 2002년 9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평양에서 첫 정상회담 후 채택한 ‘북·일 평양공동선언’이다. 당시 미국 조지 W 부시 정권은 북한을 이란·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 고립시키는 전략을 폈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정권의 생존을 보장받고자 했다고 소에야 교수는 설명했다. 실제 선언에는 국교정상화 추진에 관한 원칙과 함께 적절한 시기에 일본이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양국관계가 경색되면서 선언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는 “이 사례를 통해 일본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종착점에 다다를 때, 북한이 일본을 필요로 할 때 비로소 일본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 시기가 되면 일본이 평양공동선언에 명시된 경제적 지원을 북한에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선언의 유효성을 현재도 인정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소에야 교수는 경색된 한·일관계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일본의 역할에 대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한·일관계가 악순환에 빠져 있다”면서 “운전석에 앉은 한국이 ‘아이디어의 리더십’을 발휘, 주변국을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에야 교수가 강조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한반도 미래를 바꾸기 위해 주변국과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고 협력과 대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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