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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Tech & BIZ] 세계 500대 수퍼컴, 사상 최초로 모두 1초당 1000兆회 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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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 시각) 국제수퍼컴퓨터학회(ISC)가 발표한 '세계 상위 500대 수퍼컴퓨터'에서 처음으로 모든 수퍼컴퓨터의 연산 성능이 1페타플롭(PF)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페타플롭은 1초당 1000조(兆)회의 연산이 가능한 수준을 말한다. 70억 명이 420년 걸리는 계산을 단 1시간 만에 끝낼 수 있는 속도다. 현재 IT(정보기술)업계에서는 1페타플롭이 넘어야 고성능 수퍼컴퓨터로 보고 있다.

ISC는 매년 6월과 11월 두 차례 전 세계 컴퓨터의 계산 속도와 전력 효율을 평가해 성능이 뛰어난 상위 500대 수퍼컴 명단을 발표한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빠른 성능을 보인 수퍼컴은 미국 오크리지연구소가 보유한 '서밋'이었다. 서밋의 연산 속도는 148페타플롭이다. 1초에 최대 14경(京)회가 넘는 계산이 가능한 것이다. 2위는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시에라'(94페타플롭), 3위는 중국 국가수퍼컴센터의 '선웨이 타이후라이트'(93페타플롭)이다. 이번 명단에서 꼴찌인 500위에 오른 중국 레노버의 수퍼컴의 성능도 1페타플롭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조선비즈

국제수퍼컴퓨터학회(ISC)가 17일 발표한 ‘세계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에서 1위에 오른 미국의 ‘서밋’(왼쪽)과 3위인 중국의 ‘선웨이 타이후라이트’(오른쪽)의 모습. /미국 오크리지연구소, 중국 우시 국가슈퍼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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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전까지 1페타플롭 이상 수퍼컴은 전 세계에서 30개도 채 되지 않았다. 업계는 최근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수퍼컴 성능도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본다. 중국은 2017년 11월 ISC 발표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종주국' 미국을 제치고 세계 상위 500대 수퍼컴 최다 보유국이 됐다. 2016년에는 중국이 개발한 수퍼컴이 성능에서 미국 수퍼컴을 누르고 세계 1위가 됐다. 이에 질세라 미국은 지난해 6월 최고 성능 컴퓨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미·중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유럽 국가들과 이웃 일본도 최근 2~3년 사이 수퍼컴 개발에 수천억원 예산을 투입해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수퍼컴은 각국 IT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수퍼컴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필수 인프라로 각광받으면서 각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 중국은 219개(점유율 43.8%)로 최다 보유국을 유지했고, 미국(116개·23.2%), 일본(29개·5.8%)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은 최근 들어서야 페타플롭급 수퍼컴 개발을 시작했을 정도로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한국은 이번 ISC 조사에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수퍼컴 5호기(15위)를 포함해 총 5대의 수퍼컴이 톱500에 들었지만 모두 외국산 제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초 오는 2022년까지 우리 기술로 1페타플롭급 수퍼컴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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