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다른 시도는 70점인데 왜 전북만 80점이냐" 강력 반발
전북교육청 "자사고 목적을 달성하려면 80점 넘어야"
전주 상산고 |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인 전북 전주 상산고의 운명을 가른 점수다.
상산고는 20일 전북도 교육청이 제시한 평가 기준점수(80점)에 불과 0.39점이 미달한 79.61점을 받아 일반고로 전환할 위기를 맞았다.
이는 다른 시·도 자사고의 평가 기준점수보다 10점을 높인 전북교육청의 결정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상산고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다.
전북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자사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제시한 기준점 70점보다 점수를 10점 높였다"며 상향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도 교육청은 자사고의 설립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공공성 구현, 학생의 특성에 적합한 교육 실천, 재정 독립 및 학교운영의 자율권 확대 등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성향으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 |
평가 기준점수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도 교육감 재량이다.
김 교육감은 평소 '자사고가 대학서열뿐만 아니라 고교서열화까지 부추기며 특권교육을 유발한다'는 신념을 내비치기도 했다.
모든 학생이 학교의 서열을 나누지 않는 동등한 조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상산고와 학부모들은 "이번 전북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 평가결과가 형평성·공정성·적법성에 크게 어긋난다"며 법적 소송 등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결과는 자사고 평가의 본래 목적을 무시한 채 정해진 결론인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전북교육청을 성토했다.
유독 전북교육청만이 기준점수를 80점으로 상향해 평가하는 바람에 다른 시·도 자사고와 형평성이나 공정성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번 평가에서 상산고는 지정 목적과 관련한 모든 지표에서 '매우 우수'와 '우수' 이상의 평가를 받았는데도 도 교육청은 사회통합 전형 대상자 선발(4점 만점)에서 2.4점을 감점해 의도적으로 자사고 폐지를 끌어냈다는 것이 학교 측의 항변이다.
이처럼 상산고의 미달 점수가 불과 0.39점 차이로 일반고로 전환할 상황에 처하자 교육부나 다른 시·도보다 평가점수를 10점 상향한 전북교육청의 결정이 교육계 안팎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전북도교육청, 상산고 지정 취소 기자회견 |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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