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벌써 3주 넘게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인천에 이어, 이번엔 서울에서도 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영등포구 문래동과 양평동 일대인데, 상수도사업본부는 아직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면대에 끼운 정수 필터가 까맣게 변했고, 변기 물탱크에는 누런 침전물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서울 문래동에 사는 김 모 씨는 얼마 전부터 수돗물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김 모 씨/문래동 주민 :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한쪽 눈에 눈곱이 계속 끼고 저도 피부 트러블이 좀 나길래 설치를 했는데, 필터가 너무 검은 색으로 변하는 거예요. (새 아파트에) 1년 반 전에 입주를 해서 저희 집은 해당 안 될 거라고 생각을 했었죠.]
새 필터를 끼운 뒤 수돗물을 틀자 십여 분만에 검붉게 물듭니다. 이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근처 다른 아파트에 사는 김선주 씨도 몇 달 전부터 수돗물이 이상했다고 말합니다.
[김선주/문래동 주민 : (필터를) 거의 1년 가까이 쓰고 있는데, 초반에는 교체 주기가 한 달 정도였어요. 4월 초부터는 그 주기가 짧아지는 거예요. 육안으로 확실히 보일 정도로….]
민원이 집중된 곳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과 양평동 일부 지역입니다.
서울시는 붉은 수돗물로 단정할 순 없다면서도 일부 지역에서 이물질이 늘 때 생기는 탁도 이상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기상/서울시 남부수도사업소 시설관리과장 : (탁도 이상의) 원인 명확한 건 찾지 못했습니다. 저수조에 있는 물과 지금 나오고 있는 물은 다르다는 말씀은 제가 장담할 수 있고요, 지금은 조치가 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을 말씀드리는 거죠.]
서울시는 해당 지역 상수도관이 1980년 이전 매설된 것이라고 말해,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사태가 노후관 전체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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