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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혈관은 빨간색, 세포는 초록색, 눈은 노란색 주스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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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채소·과일 갈아 먹으면

날것보다 체내 흡수율 급증

비만 일으키는 유해균 급감

주스의 영양소 마시는 법 과일·채소가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과일·채소의 하루 섭취 권장량 이상을 매일 챙겨 먹기란 쉽지 않다. 한국인 10명 중 9명은 과일·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주스다. 과일·채소를 껍질째 넣고 갈거나 착즙하면 새콤달콤한 건강 주스가 된다. 많은 양의 과일·채소를 한번에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원료에 따라 건강 효과도 다양하다.


하루에 한 잔 마시는 과일·채소 주스는 식생활 균형을 잡아주는 보물이다. 주스는 식이섬유·비타민·미네랄 등 부족하기 쉬운 과일·채소의 영양소를 간편하게 보충해 준다. 리코펜·안토시아닌 등 과일·채소에 풍부한 식물성 생리활성 물질인 피토케미컬은 덤이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샛별 교수는 “신선한 과일·채소를 직접 갈아 주스로 마신다면 여러 가지 첨가물 걱정 없이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땀으로 빠져나가는 영양분 보충

여름엔 빠르게 영양소를 보충해 주는 과일·채소 주스가 제격이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수분은 물론 칼륨·나트륨 등 무기질도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그만큼 체내 비타민 필요량이 늘어난다.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이정주 파트장은 “체내 흡수율이 높은 주스는 부족한 영양소를 빠르게 채워준다”고 말했다. 채소·과일을 물에 삶아 익힌 뒤 갈아 마시면 체내 흡수율을 90%까지 높일 수 있다. 반면 날것으로 씹어 먹었을 때는 흡수율이 5~10%에 불과하다. 같은 양의 과일·채소를 먹는다고 가정할 때 주스로 마시면 필요한 영양소를 효율적으로 보강할 수 있다.

주스는 과일·채소 섭취량을 늘리는 데도 기여한다. 한국인 대부분은 권장 과일·채소 섭취량보다 적은 양만 먹는다.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과일·채소 섭취량은 472g이다. 권장 섭취량(500g 이상)에 못 미친다.

매일 한 잔씩 과일·채소 주스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과일·채소 섭취량이 늘어난다. 건강에도 긍정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연구팀은 22가족(44명)을 대상으로 3주 동안 신선한 과일·채소를 착즙기에 넣어 만든 주스를 성인은 400mL, 유아는 80mL 마시게 한 결과 장내 미생물 환경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특히 비만의 원인으로 알려진 유해균인 페르미쿠테스 균이 차지하는 비율이 주스를 마시기 전 41.3%에서 3주 후 21.8%로 줄었다.

주황색 식재료는 신체 노화 늦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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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의 과일·채소 조합은 주스의 영양학적 가치를 높여준다. 과일·채소는 병충해나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빨강·노랑·초록·보라·하양 등 고유의 색을 지니고 있다. 바로 식물 영양소인 피토케미컬 때문이다. 붉은색이면 리코펜, 노랑·주황 계열은 카로티노이드, 초록색은 클로로필, 보라색은 안토시아닌, 흰색은 안토잔틴이다.

색이 다른 만큼 가진 효능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빨간 토마토·비트·사과 등에 풍부한 리코펜은 혈관 서포터스다.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고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것을 막아 혈관 기능을 개선한다. 오렌지·파인애플·당근·호박 같은 노랑·주황색 식재료에 있는 카로티노이드는 면역력을 높여 신체 노화를 늦춰준다. 눈 건강에도 긍정적이다. 카로티노이드는 체내에서 시력 유지와 피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A로 바뀐다.

초록빛 브로콜리·셀러리·키위 등에 많은 클로로필은 세포의 DNA 손상을 억제해 암 예방에 좋다. 간세포 재생에도 효과적이다. 보라색 블루베리·포도 속 안토시아닌은 항산화·항암 성분이 풍부하다.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탁월하다. 양배추·양파·무·도라지 등 하얀색 식재료에 존재하는 안토잔틴은 세균·바이러스에 대한 신체 저항력을 높여준다.

식사 대용, 다이어트용으론 금물

과일·채소가 가득 담긴 주스의 건강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로 식사 대용으로 주스를 마시지 않는다. 가볍게 마시는 주스지만 열량은 높다. 어떤 과일·채소로 만드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중에 유통 중인 200mL 주스 1병의 열량은 80~100㎉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현 교수는 “밥 한 공기의 열량이 300㎉인 점을 고려하면 주스 1병을 다 마시면 공깃밥 3분의 1을 먹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스를 마셨다고 포만감을 느끼긴 어렵다. 배를 채우기 위해 더 많이 마시게 된다. 강북삼성병원 서울 건진센터 비만클리닉 박용우 교수는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 식사를 거르고 주스만 마시면 탄수화물·단백질 섭취량이 비정상적으로 줄어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오히려 살이 찔 수 있다.

둘째, 주스는 즉석에서 바로 만들어 마신다. 과일·채소는 갈거나 착즙하자마자 영양소 파괴가 시작된다. 과일·채소를 손질해 보관하면 상하기 쉽다. 주스로 만들었어도 마찬가지다. 직접 만드는 주스는 완전 살균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냉장 보관해도 기간이 길어지면 유해균이 증식할 수 있다. 가능하면 주스로 만들어 당일 마시는 것이 좋다. 냉장 보관해도 5일이 지나면 항산화 성분의 활성이 급감한다.

셋째, 주스를 만드는 원료는 색이 선명한 과일·채소를 통째로 활용한다. 과일·채소는 색이 진할수록 피토케미컬이 듬뿍 들어 있다. 특히 껍질에 많다. 알맹이만 사용하기보다 깨끗하게 씻어 그대로 갈거나 착즙해 주스로 만들면 고유의 영양을 챙길 수 있다. 이때 입안에서 덩어리가 씹히는 것이 싫어 채로 걸러 맑은 부분만 마시지 않도록 한다. 과일·채소의 핵심 영양소인 식이섬유를 놓칠 수 있다.

넷째, 하루에 먹어야 할 과일·채소 섭취량을 모두 주스로 대체하는 것은 피한다. 주스는 위에서 장으로 통과하는 시간이 짧고 체내 흡수도 빠르다. 이정주 파트장은 “주스는 하루 200mL 1컵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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