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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北목선 노크귀순 최초 신고자가 112에 신고했더니 들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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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 목선과 주민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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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강원도 삼척항에 들어온 북한 소형 목선을 최초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회사원 A(51)씨는 24일 “신고를 받은 112상황실에서 ‘(북한 주민이) 어떻게 왔는지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날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북한 목선을 발견했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매주 회사 일로 삼척에 올라온다는 A씨는 바닷가 산책을 하다 삼척항 부두에서 북한 목선을 발견했다. 주변에 군과 경찰이 없어서 처음엔 중국 배인 줄 알고 지나쳤다고 한다. 이상한 느낌에 다시 가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북에서 왔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에 놀란 그는 경찰에 즉시 신고했다. 그는 “북한 주민이 탄 북한 배가 우리 항구에 정박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A씨는 “가장 젊은 사람이 ‘전화기를 빌려달라’고 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서울에 있는 이모와 통화를 하려고 한다’고 해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112에 신고했다. 그때가 15일 오전 6시 46분이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은 112상황실 반응은 깜짝 놀란 느낌이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는 “(112상황실에서) ‘어떻게 왔는지 물어봐 달라’고 해 (북한 주민들에게) 물었더니 ‘고기 잡으러 나왔다가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가장 가까이 떠밀려온 곳이 삼척항’이라고 답해서 그대로 알려줬다”며 “이후 112상황실에서 문의한 내용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면서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통화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북한 주민 4명 중 인민복을 입고 있던 “가장 젊은 사람”을 언급하면서는 “진짜 옷을 깔끔하게 입고 있어서 놀랐다. (옷에) 주름까지 잡혀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 사람은 매우 허탈한 표정으로 방파제 부두에 앉아 있었다. 긴장하거나 경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관계 당국에 서운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경찰 쪽 보안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감사하다. 다음에 오면 밥 한 끼 사겠다’는 말을 들은 게 전부”라며 “그 외 정부기관이나 단체에서 전화 한 통 없었다. 솔직히 많이 섭섭하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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