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운송회사 페덱스(FedEx) |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미국 운송업체 페덱스가 미국 상무부를 상대로 제재를 받는 물품의 배송에 대한 책임을 묻지 말라고 24일(현지시간)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덱스는 소장에서 페덱스가 미국 상무부로부터 거래제한 조치를 받은 중국 기업들의 제품을 의도치 않게 운송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페덱스에 물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상무부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미리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함으로써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품, 기술, 서비스의 공급을 차단하고 있다.
페덱스는 상무부 제재를 위반하지 않으려면 페덱스가 규제 대상인 물품을 운송하지 않기 위해 매일 수백만개의 소포를 감시해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이는 법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페덱스는 발신자와 수신자 이름을 가리고 있어 이들이 제재 대상에 올랐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소포를 일일이 열어본다고 하더라도 내용물이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는지 기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페덱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페덱스는 운송업체이지 법 집행기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은 최근 페덱스가 화웨이 화물과 관련해 잇따라 배송사고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제기된 것이다.
페덱스는 지난달 19∼20일 화웨이가 일본에서 중국 화웨이 사무실로 보낸 화물 2개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페덱스 본부로 보냈고, 베트남에서 화웨이 사무실로 보낸 화물 2건을 허가 없이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 보내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에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보낸 화웨이 휴대전화를 영국으로 반송하기도 했다.
이에 페덱스 측은 배송 실수에 대해 사과했으나 중국 당국은 강한 불만을 표하며 이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 내부에서는 페덱스를 '블랙리스트'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WSJ은 페덱스가 제출한 소장에는 미국 상무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화웨이의 이름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수세에 몰린 페덱스가 사태를 진화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 가운데 하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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