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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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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자주 끊기는 당신···치매 환자 10명중 1명은 '젊은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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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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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어디다 뒀는지, 금방 하려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생각이 안 나거나, 아는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해야 하는 일상의 일들을 간혹 깜박하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기억 소실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경우 단순히 건망증 또는 노화의 증상으로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반복적으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 치매는 노인성 질환으로 고령층에서 발병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40대나 50대에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65세 미만 환자에게서 발병하는 '초로기 치매'다. 초로기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전두측두엽 치매가 대표적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 수는 약 73만 명(2017년 기준)으로, 이 중 65세 미만 환자는 약 7만 명이다. 전체 치매환자의 9.7%가 초로기 치매라는 얘기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의 도움말을 받아 초로기 치매의 증상과 치료법, 예방법을 알아봤다.

65세 이상 발병하는 ‘초로기 치매’
초로기는 중장년기~초기 노년기에 이르는 나이대를 말한다. 65세 이전에 발병 하는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한다. 노인성치매 연령보다 빨리, 심하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역시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초로기 치매는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저하가 생산 활동이 가능한 연령대에 나타남에 따라 환자는 직업 경력이 단절되고, 이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노년기 치매에 비해 초로기 치매에 대한 사회 안전망이 미비해 환자와 보호자가 경험하는 스트레스와 좌절감이 더 클 수 있다.

초로기 치매 10%는 음주 때문에 생긴다
초로기 치매의 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이 대표적이다. 상당수가 알츠하이머 치매다. 가족력이 흔하며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상염색체우성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음주 등 나쁜 생활 습관에 의해 발생되는 치매다. 음주는 초로기 치매 원인의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 음주 후 흔히 말하는 ‘필름이 끊긴 현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초로기 치매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봐야한다.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에 비해 진행이 더 빠르다.

초로기 치매의 증상
초로기 치매의 증상은 잘 다녔던 길이 갑자기 기억이 나질 않거나 물건을 둔 곳이 기억나지 않아 한참 뒤에 찾게 되는 등 노인성 치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초기에 알아채지 못하고 이미 치매가 많이 진행된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만일 발생한 상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떤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고 하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초로기 치매가 진행 중이라면 점차 기억ㆍ이해ㆍ판단ㆍ계산능력이 둔감해지는 등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진다. 일반적으로 노년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최근 기억력 저하로 증상이 시작돼 이후 주의력, 언어, 시공간 능력이 떨어지고, 마지막에 전두엽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하지만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기에 언어능력 저하 같이 비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비율이 22~64%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초로기 치매의 경우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렸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퇴행성 뇌 변화가 빠르게 올 수 있어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중앙일보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에서 여주인공 수진(배우 손예진)은 젊은 치매 환자로 서서히 기억을 잃어간다.




초기에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B12, 엽산 결핍과 갑상선 저하와 같은 대사성 질환과 정상압 수두증, 우울증으로 인한 인지저하는 조기에 치료가 가능한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다.

알츠하이머 치매에 대해서는 노년기 치매와 마찬가지로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연구에 따라 효과에 대한 보고가 다르지만 알츠하이머 치매와 마찬가지로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가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환경적, 대인관계적인 요소들을 면밀히 파악해 환자의 스트레스 정도를 줄이고, 환자에게 익숙한 환경을 유지하며 환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편안한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좋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치매를 예방하려면
치매는 기억력, 인지력을 관장하는 대뇌에 뇌신경세포 손상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질병이다. 치매와 관련된 약은 많이 나와 있긴 하지만 약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생활 습관을 함께 개선해야 효과가 있다. 초로기 치매는 음주, 흡연, 대화,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는 것이 좋고, 이전에 하지 않았던 취미 활동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 수칙은 아래와 같다.

1.고혈압, 당뇨, 심장병, 높은 콜레스테롤을 치료한다

2.과음, 흡연을 하지 않는다

3.우울증을 치료한다

4.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활동을 지속한다

5.머리 부상을 주의한다

6.약물 남용을 피한다

7.환경이나 생활방식을 급격하게 바꾸는 혼란을 피한다

8.의식주는 독립심을 갖고 스스로 처리한다

9.체력에 맞게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운동을 한다

10.건강한 식이 생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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