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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둔갑한 중국산...中, 美 관세폭탄 피하려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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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대중수입·대미수출 급증

미·중 무역전쟁 속 관세폭탄을 피하고자 중국산 제품이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원산지 '세탁'을 거쳐 미국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트남 세관과 대만 정부의 관련 데이터를 인용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일부 아시아 국가를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추가 관세를 피하려는 업계의 고육지계(苦肉之計)로 보여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연간 2500억 달러(약 289조1250억원)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나머지 3000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제품에도 폭탄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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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베트남이 중국산 제품의 주요 원산지 세탁처로 주목받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베트남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한 것이다.

WSJ은 올 들어 1~5월까지 베트남의 대미 컴퓨터·전자제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6% 급증한 18억 달러어치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같은 품목의 수출 증가율(13%)을 5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베트남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컴퓨터·전자제품은 51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8%나 급증한 것으로, 베트남의 전 세계로부터 수입 증가율(19%)의 약 4배에 달한다.

컴퓨터,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기계·장비 부문의 경우에도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베트남의 대미수출은 54.4%,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9.2% 각각 급증했다고 WSJ이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블룸버그통신은 베트남 정부가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산'으로 둔갑한 것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착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베트남 관세청은 지난 9일(현지시각) 일부 중국 수출입업체가 원산지 위조와 불법 환적 등을 통해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산 제품으로 속여 수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불법 수출 품목으로는 섬유, 해산물, 농산물, 타일, 꿀, 철강, 알루미늄, 목재 등이 거론된다.

WSJ은 베트남 세관 당국자에게 논평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네트워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수많은 기업이 중국에서 빠져나와 베트남과 같은 장소로 옮기고 있다"면서 "하지만 베트남은 중국보다도 훨씬 더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과도하게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과 무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동안 글로벌 패권경쟁과 맞물려 '미·중 무역전쟁'에 초점을 맞췄던 그가 주요 경제권이 아닌 베트남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미·중 무역협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베트남과의 무역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최예지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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