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학생 공평 대우해달라는 시진핑에게 트럼프 "중국 학생 미국 유학 늘 환영"
미국의 화웨이(華爲) 제재가 일부 풀리고, 중국인 유학생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니혼게이자이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미국 기업들이 계속해서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이틀 일정의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가 폐막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많은 미국 제품이 화웨이의 여러 제품에 쓰이고 있고, 거래를 계속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커다란 국가 안보 문제가 없는 설비"라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화웨이를 미국의 거래 제한 명단인 블랙리스트에서 빼냐는 질문에는 "내일이나 내주 화요일 (이 문제를 논의할) 회의를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를 다시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중국 측 요청에 쉽게 동의했다면서도 "매우 복잡한 상황으로 이 문제는 끝까지 남겨둘 것이다. 무역협상의 진전을 보자"고 지적했다. 무역협상의 패로 화웨이 제재 카드를 계속 쥐겠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미국은 이란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작년 12월 캐나다에 있던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에 체포령을 내리고, 화웨이 법인을 미국 기술 탈취 등의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한 데 이어 지난 5월엔 화웨이를 수출 통제 블랙 리스트에 올렸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했고,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합법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화웨이 구명에 힘써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현재 캐나다에 억류돼 있는 멍 부회장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화웨이에 대한 금지령이 부분해제된 것은 무역협상과 화웨이 제재는 무관하다는 미국 고위관료들의 입장과는 달리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구명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많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80분에 걸친 담판에서 " "중국 기업을 공평하게 대우해달라"며 "양국 기업 간 경제무역·투자의 정상적 교류가 이뤄지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사카 담판을 갖기로 합의했던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미국이 중국 기업을 공평하게 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사실상 화웨이 구명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시 주석은 지난해 화웨이와 함께 중국의 양대 통신장비업체로 불리는 ZTE에 대한 미국의 거래금지령을 푸는 데도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ZTE 사안을 잘 봐 달라고 얘기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립서비스 수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왕샤오룽(王小龍) 중국 외교부 G20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화웨이를 거래제한 명단에서 뺄 것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고서 "만일 미국이 말한 대로 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제재와 함께 ‘기술냉전’ 사례로 거론된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미국 당국의 규제강화도 풀릴 조짐이다. 시 주석은 이날 "미국이 중국 유학생을 공평하게 대해 양국 인민의 정상적인 교류를 보장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매우 뛰어난 학생들이 매우 많다"며 "난 늘 중국 학생이 미국 유학 오는 것을 환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당국이 중국인 유학생이나 학자들과의 교류를 비롯해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로부터 대학이 후원을 받는 것을 규제하는 흐름이 실제로 바뀔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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