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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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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기업인들 엑설런트"… 화웨이 제재 압박 없었다 [트럼프 방한 기업인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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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CJ·두산 총수 일으켜 세운 뒤 투자 감사 표시
주요 그룹 대미 투자 확대 전망


파이낸셜뉴스

6월 30일 서울 소월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대기업 총수들에게 대미 투자확대를 당부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영수 LG그룹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20여명이 참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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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에게 대미 투자 확대를 직접 요청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에 앞장선 한국 기업인들을 향해 '훌륭하다(excellent)'며 연거푸 치켜세웠다. 재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인 투자 압박보다는 성과를 치하하는 '우회 전술'을 택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주요 그룹들이 구체적인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려했던 '화웨이 제재' 동참 요구는 없었다.

■트럼프, 국내 기업인과 첫 회동

6월 30일 오전 서울 소월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허창수 GS 회장, 손경식 CJ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재계 4위인 LG는 총수인 구광모 회장을 대신해 권영수 부회장이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정의선 부회장을 시작으로 행사장에 속속 도착한 기업인들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 '한·미 경제인 간담회'를 마치고, 오전 10시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30여분간의 첫 간담회를 가졌다. 2017년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인들과 공식 간담회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11월 첫 방한 당시에는 청와대 초청 오찬에서 주요 기업인들과 잠깐 만남을 가진 적은 있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2017년 첫 방한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인들과 청와대 오찬만 한 걸 안타까워 했다"며 "당시 청와대 오찬에서 다음 방문 때는 기업인들과의 별도 자리를 꼭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칭찬하고, 투자 당부'

간담회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1인 연설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이후 대규모 대미 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감사함을 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20여분간의 연설 동안 한국 기업인들을 향해 "훌륭하다"는 표현을 4차례나 언급했을 정도다.

그는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은 매우 출중한 분들"이라며 "(이들 덕분에) 한·미 양국은 2017년 이후로 수억달러 규모의 상호 투자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 삼성, CJ, 두산, SK를 호명하며 "이 기업들을 이끈 훌륭한 리더들이 이 자리에 있다"며 "이들 기업은 미국에 많은 투자를 했고, 미국인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삼성·현대차·SK·CJ·두산 총수들을 일으켜 세운 뒤 특별히 감사함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마무리 발언에서도 "한국은 정말 훌륭한 국가"라며 "훌륭하게 대기업을 이끄는 천재 같은 분들과 함께해서 정말 기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 확대 카드도 잊지 않았다. 특히 지난 5월 백악관에서 단독 면담을 가진 신동빈 회장을 거론하며 "신 회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는데, 너무 훌륭한 일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롯데의 투자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이 31억달러(3조6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건설한 에틸렌 생산공장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미국 투자를 확대할 적절한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대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대미 투자를 확대하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도 대미 투자를 많이 확대했다"며 우회적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압박했다.

■대기업들, 대미 투자 확대할 듯

재계에선 '트럼프 간담회'를 계기로 주요 그룹들이 대미 투자를 확대하거나 신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 미국 수출 비중이 큰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앞세워 미국 내 투자를 노골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당시 미국 내 세탁기 판매 1~2위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와 테네시주 클라스빌 테네시에서 각각 세탁기 공장을 새로 짓는 투자를 결정한 이유다. 실제로 손경식 CJ 회장은 간담회 직후 "향후 미국 식품·유통 사업에 추가로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도 간담회에 참석하기 앞서 "추가적인 대미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의 목적은 결국 대미 투자 확대 요구"라며 "지난 2년간 트럼프의 성향을 지켜본 총수들이 미·중 무역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미 투자 계획을 수정해 가시적인 선물 보따리를 내놓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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