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이 KPGA 선수권 최종일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버디 퍼팅을 성공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KPGA민수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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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교포 이원준(34)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KPGA 선수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원준은 30일 경남 양산 에이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서형석(23)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이원준은 우승 후 "너무 기쁘다"며 "이제 집으로 가려면 5시간 정도 운전해야 하는데 즐겁게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프로 데뷔 후 13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원준은 "우승을 하는 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며 "‘없어진 선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열심히 골프를 쳤다. 그 분들에게 감사하다"고도 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물에 반쯤 잠긴 공을 그대로 친 뒤 파 세이브에 성공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로 갔던 이원준은 "프로암 때 비슷한 상황을 겪어서 위기를 잘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KPGA 투어 5년간 시드를 확보한 이원준은 "최대한 한국 무대에 많이 나오도록 하겠다. 여기서 멈추지 싶지 않다.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이원준과의 일문일답.
Q. 우승 소감은?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떨렸다. 5타 차가 그리 크지 않더라. 우승해서 너무 행복하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우승에 대한 압박으로 퍼트를 약하게 치는 경향이 있었다. 13번 홀(파5)에서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하게 되면서 경기를 힘들게 이끌어 갔다. 이제 집(인천 송도)으로 가려면 5시간 정도 운전을 해야 하는데 즐겁게 운전하면서 갈 수 있을 것 같다."
Q.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첫 우승인데.
"우승까지 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이전까지 너무 힘들었다. 어렸을 때는 정말 골프를 잘 쳤지만 프로 데뷔 이후 성적도 안 나오고 부상도 겪는 등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생겼다. ‘없어진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다시 일본 투어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이후 그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골프를 쳤다. 그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Q. 우승 후 어떤 생각이 들었나. 우승 소감을 말할 때 아버지를 제일 처음 언급했는데.
"아버지가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아버지가 항상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본인 일도 하시면서 나까지 챙기느라 힘드셨을 것이다. 이번 우승에 대해 나보다 아버지가 더 기뻐하실 것 같다. 며칠 전에 호주로 여동생을 보러 가셔서 대회장에는 못 오셨다."
Q. 우승 상금은 어디에 쓸 계획인가.
"정신이 없다. 어떻게 쓸지 모르겠다."
이원준이 최종 4라운드 18번 홀에서 물에 반쯤 잠긴 공을 치고 있다. 이원준은 이 홀에서 파를 지켜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KPGA민수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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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장전에 들어가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마음이 편했다. 어차피 결과는 이기든 지든 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조금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Q. 연장 승부를 펼치기 전 18번 홀에서 티샷한 공이 반쯤 물에 잠기는 등 위기가 있었는데.
"맞다. 공의 반이 물에 잠겼다. 다행히 프로암 때 같은 홀에서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그래서 위기를 잘 극복한 것 같다."
Q. KPGA 투어의 5년 시드를 받았다. 향후 계획은.
"일단 다음주는 일본의 PGA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향후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최대한 KPGA 투어 대회에 많이 나올 수 있는 쪽으로 계획을 세울 것이다. 전보다 더 열심히 한국 무대에서 활동하겠다.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다.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
Q. 오는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PGA투어 CJ컵에도 출전하게 됐는데.
"설렌다. 오랜만에 참가하는 PGA 투어 대회인 만큼 기대도 된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플레이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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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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