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역사적인 판문점 북미회동, 정동영 “트럼프가 만든 리얼리티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슈톡톡] 남북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만남

세계일보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건너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환담하고 있다.


뒤엉킨 3국 경호원과 취재진으로 ‘의전의 신기원’이라고 불린 ‘남북미 판문점 만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웃는 얼굴로 50여분 대화를 마무리한 가운데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한 2~3주 내 팀 구성이라는 결과물을 도출하면서, 이번 만남이 양국 관계 개선 재시동뿐만 아니라 ‘비핵화 진전’에 추진력을 가하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회담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상당히 희망적으로 예측되는 발전”…적대감 사라지면 ‘핵’ 내려놓을 것

트위터 제안에서 실제 만남까지 하루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은 북미회동을 두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니까 가능했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거기서(트위터 글을 올렸을 때)부터 드라마, 리얼리티쇼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같은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날 줄은 몰랐다”며 “상당히 희망적으로 예측 되는 발전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은 50여분 회동에서 실무회담의 밝은 미래를 봤다. 홍 연구위원은 “외교 문제는 정상들이 하는 것”이라며 “정상 간의 신뢰가 이리 돈독한 건 실무회담이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상당 수준 합의를 볼 수 있는 희망을 가진 행사여서 굉장히 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대표도 “미국 대통령, 북한 지도자가 정전협정 장소에서 만났다는 것은 현재를 믿고 미래로 넘어가는 것을 세계에 보여줌으로써 본질의 현장에 도착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홍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웃으며 대화한 김 위원장의 모습을 실무회담의 또 다른 결실 예측 근거로 제시했다.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홍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정치적인 신뢰가 쌓이고, 적대감이 사라지는 것도 확인하게 된다면 억지력으로 쓰이는 핵도 북한이 내려놓을 수 있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지 못하게 쓰는 게 핵이므로, 상대를 믿는다면 자연스레 내려놓지 않겠냐는 의미다.

폭군이라거나 미치광이라는 말을 쓰면서 적대감을 내비쳤던 미국과 북한 사이에 당장 신뢰가 쌓이기는 힘들겠지만, 이날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세 차례나 만난점을 언급하면서 정 대표는 “핵 문제는 적대적 관계의 산물”이라며 “적대 관계가 사라지면 핵도 사라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으로 넘어간 뒤 다시 남측으로 내려오고 있다. 판문점=AP·연합뉴스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글쎄’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이고 건설적인 날’이라는 표현과 ‘한반도의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는 문 대통령 말을 인용하면서도, 정 대표는 곧바로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내년 11월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놓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소한 대선에서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의 관계를 끌고 가야 하는 만큼, ‘속도’가 아닌 ‘올바른 협상’을 추구한다던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비추면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이슈가 지속되리라는 전망이다.

홍 연구위원은 “잠시나마 북한 땅을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갔으므로, 김 위원장이 미국 땅을 밟을 차례”라며 비핵화 진전을 전제로 “괌이라도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