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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홍콩 반환 22돌 또 대규모 시위…영 “협정 지켜라” 중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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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 22주년 맞아 16만여명 거리 시위

시위대 우려 22년만에 첫 실내 기념식

시위대 입법회 진입 시도…경찰 ‘적색경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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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 반환 22주년을 맞은 1일 홍콩 도심에서 또다시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시민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특히, 일부 시위대들이 오후 들어 입법회 유리문을 부수며 진입을 계속 시도하고 경찰이 적색경보(대피명령)을 발령하면서 또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캐리 람 행정장관은 기념행사에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지만, 홍콩 시민들은 저항을 멈추지 않을 기세다.

홍콩 시민사회 연대체인 ‘민간인권진선(전선)’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시내 중심가 빅토리아 공원에서 출발해 차터 공원까지 행진을 벌였다. 애초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가 목적지였지만, 충돌을 우려한 경찰 쪽 요청에 따라 행진 구간을 바꿨다. 약 16만5천명(주최 쪽 추산)이 시위에 동참했다. 산발적인 시위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됐다. <로이터> 통신은 “새벽 4시께부터 검은 옷차림을 한 시위대 수백명이 홍콩 도심 곳곳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도로를 점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비 예보 속에 오전 6시께 짧게 소나기가 쏟아진 뒤 그치자, 홍콩 정부는 8시로 예정된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 성립 22주년 기념식’을 22년 만에 처음으로 실내에서 치른다고 밝혔다. 날씨를 내세웠지만, 시위대가 몰릴 것을 우려한 탓이다. 먹구름이 잔뜩 낀 행사장 주변에선 오전 7시30분께부터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했다. 지난달 12일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사상 처음으로 고무 탄환까지 사용해 폭력진압 논란을 불렀던 홍콩 경찰은 이날도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를 향해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액을 난사하며 강경 대응했다.

람 장관은 기념식 연설에서 “정부 운영에 개선할 점이 많다”며 자세를 낮췄다. 람 장관은 “최근 사태로 좋은 의도를 갖고 추진하는 일이라도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여론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람 장관 연설 도중 헬레나 웡 민주당 입법의원이 “람 장관은 사퇴하라, 악법을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다 보안요원에게 끌려 나가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시위에 참가한 토머스 람(26)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람 장관은 문제가 생기면 항상 여론에 더 귀기울이겠다고 말한다. 이대로는 더 이상은 안된다. 최소한 범죄인 인도 조례 완전한 철회라도 해야 한다. 그게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애드미럴티 지역에서도 아침부터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해 시위대 일부가 체포되고 여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특히, 오후 3시께부터 입법회 주변에 수백명의 시위대가 몰려있는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철제 손수레 등으로 입법회 유리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대들의 입법회 진입 시도는 밤늦게까지 이어졌으며, 경찰은 적색경보(대피명령)를 발령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편, 제러미 헌트 영국 외교장관은 홍콩 반환 22주년에 즈음해 성명을 내어 “홍콩 반환 협정은 법적 구속력을 갖추고 있으며, 30여년 전 체결·비준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법적 효력이 있다. 세계적 금융·무역의 중심지라는 홍콩의 명성과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지키는 게 최선”이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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