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자사고 재지정 기준 달라
서울 13곳 10일 발표, 4~5곳 탈락설
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자사고 정책을 규탄하는 서울 자사고 학부모연합회.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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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김대중 정부 때 설립된 전국단위 자사고 5곳(광양제철고·민사고·상산고·포항제철고·현대청운고) 중 상산고(전북)만 유일하게 지정 취소 위기에 몰렸다. 강원교육청은 1일 오후 자사고 지정·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고 민사고의 재지정을 확정했다. 이번 평가에서 민사고는 기준점(70점)을 웃도는 79.77점을 받았다. 지난달 20일 지정취소 결정이 내려진 상산고(79.61점)와 비슷한 점수지만 운명이 엇갈렸다.
애초부터 교육계에선 민사고의 재지정 가능성을 크게 봤다. 민사고는 2014년 평가 때 90.23점의 높은 점수를 받을 만큼 운영 성과가 양호했다. 또 상산고를 지정 취소키로 한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달리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자사고 폐지에 적극적이지 않다.
실제로 강원교육청은 이번 평가에서 상산고 탈락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사회통합전형 지표를 정성평가했다. 반면 전북교육청은 해당 지표를 정량평가해 상산고에 1.6점(만점 4점)을 부여했다. 0.39점차로 탈락 위기에 놓인 상산고 입장에선 매우 치명적이었다.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24개 자사고 중 이제 남은 곳은 하나고 등 서울 13개교와 인천 포스코고 등 14곳이다. 인천은 9일, 서울은 10일 자사고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의 경우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폐지에 적극적 입장을 보인다. 교육계에서는 서울의 13개 자사고 중 4~5곳 정도가 탈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의 한 자사고 교장은 “3분의 1 정도가 지정취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모의평가 결과 올해 대상인 13개 자사고 모두 통과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올해 평가기준(70점)이 지난번(60점)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이 내린 상산고 평가에 대한 공정성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재지정된 자사고 중 상당수가 상산고보다 낮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잣대가 다른 평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육부가 동의 결정을 내린다면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교육감 “상산고 홍성대 지역 어른”=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상산고를 설립한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을 “우리 지역 어른”이라고 극찬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학 경영자 중 홍성대 이사장님 정도로 학교에 많은 예산을 투입한 분은 계시지 않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이어 “(홍 이사장은) 자사고가 공교육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해 저와 정반대의 위치에 계시다”며 “그러나 다툴 때 다투더라도 저는 인간적인 애정까지 버리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만 기자, 전주=김준희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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