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오후 강원 접경지역인 양구군의 한 양돈 농가에서 가축방역 관계자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검사를 위해 돼지 채혈을 하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 ASF 발생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정부는 이날 접경 10개 시ㆍ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국에서 햄, 소시지 등 국내 반입이 금지된 축산물을 들여오는 행위에 대한 과태료가 최대 1,000만원으로 높아지자 해외 여행객의 휴대 축산물 반입이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ASF는 치료약이나 예방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가까운 가축 전염병이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공항ㆍ항만을 통해 들어온 휴대 축산물은 6,69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5월 평균(8,314건)보다 23.3% 감소한 것이다. 축산물 무게는 48.6%(1~5월 평균 1만1,969→6월 6,155kg)나 줄었다.

이는 ‘미신고’ 축산물 반입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는 중국 베트남 등에 퍼진 ASF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달 1일부터 ASF 발생국가(46개국)에서 생산된 축산물과 그 가공식품을 신고 없이 들여올 때 부과되는 과태료를 기존 최대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였다.

과거엔 위반 횟수에 따라 1차 10만원, 2차 50만원, 3차 100만원을 부과했는데, 지난달부턴 1차 500만원, 2차 750만원, 3차 1,000만원을 부과하고 있다. ASF 미발생국의 축산품이라도 몰래 반입하면 역시 과태료(최대 500만원)가 부과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태료, 입국제한 등의 불이익을 여행객이 인식하며 자진신고 비율도 1~5월 95.1%에서 6월 99.8%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외국에서 휴대 축산물을 신고하지 않고 반입했다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된 건수는 총 13건이었다.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 3명 △우즈베키스탄인 3명 △캄보디아인 2명 △필리핀ㆍ몽골ㆍ태국인 각 1명 등 외국인이 11명이었다. 한국인은 2명이었다. 실제 외국인 취업비자를 받고 입국한 중국인 A씨는 축산물을 휴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검사에서 돈육가공품 0.4kg이 확인돼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 여행객들이 불법 축산물을 반입하지 않도록 전국 공항ㆍ항만 등 국경에서 검역과 검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