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2 (금)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벼랑끝' 車부품업계 “최저임금이라도 낮춰달라” 호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비즈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조업하고 있다./진상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부진은 부품업체들의 경영위기로 번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만도는 실적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창사 후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부품업계는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가 급감해 자금력이 부족한 업체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며, 정부가 최저임금이라도 인하해 숨통을 틔워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 ‘中 블랙홀’ 빠진 현대·기아차, 상반기 판매량 전년比 감소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의 올 상반기 내수와 해외 판매를 합친 전체 판매대수는 212만7611대로 전년동기대비 5.1% 감소했다. 기아자동차(000270)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어든 135만3011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현대차는 올 초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 등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며 국내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8.4%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SUV를 중심으로 판매 라인업을 정비하면서 부진했던 판매량을 반등시키는데 성공했다.

    조선비즈

    현대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팰리세이드(사진) 등 신차를 앞세워 판매량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부진으로 글로벌 시장의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더욱 감소했다./현대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의 끝모를 판매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올들어 5월까지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1만7136대로 전년동기대비 25.9% 감소했다. 5월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4% 급감하는 등 최근 들어 부진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를 계속 출시하고 국내와 해외 여러 지역에서 분전해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가 계속 줄어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라며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도 꺾이는 추세라 현대·기아차가 이렇다 할 반등 묘책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GM의 상반기 판매량은 23만1172대로 전년동기대비 6.2% 줄었다. 르노삼성은 8만5844대로 판매대수가 31.9% 급감했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철수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었던 한국GM은 올들어 파격적인 가격 할인 등을 실시하며 내심 ‘기저효과’를 노렸지만, 올해 판매량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욱 감소했다. 르노삼성 역시 상반기 내내 이어진 노조의 부분파업과 신차 부족 문제 등이 맞물리며 내수 판매와 수출 모두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 만도, 창사 후 첫 구조조정…부품업계 "최저임금이라도 낮춰달라"

    전방산업인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부진이 길어지면서 부품사들 역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세 부품사들은 물론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1차 협력사들도 최근 실적 악화로 경영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비즈

    인천 서구에 위치한 한 국내 자동차 1차 협력사의 대표가 가동을 멈춘 생산라인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진상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범현대가 기업 중 하나로 대기업에 속하는 1차 부품사 만도는 이달 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만도는 앞서 지난 2일 임원 규모를 20%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공동 대표이사였던 송범석 부사장 등 임원들이 대거 사퇴하기도 했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자동차 산업 발전포럼’에서는 벼랑 끝에 내몰린 국내 부품사들의 상황을 전하고 정부에 조속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주홍 자동차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은 "국내 부품사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40~5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내수 부진에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부품업계의 경영위기가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7% 인하하고 업종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해 부품업체들의 경영난에 도움을 줘야 한다"며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 1년 확대 등의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도 "완성차 산업의 어려움으로 부품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최저임금 상승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경쟁력이 약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측이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 20% 인상안에 대해 부품업계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위기"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