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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2~3년마다 폭등·폭락하는 양파값, 방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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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가격 5320원…평년의 36%

작년 시세 좋은 작물 올해 재배

2년 주기 폭락·폭등 ‘널뛰기’

전국·전문적인 농업 통계 필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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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업계에서는 ‘농산물 가격은 3일 앞을 모른다’는 말이 있다. 기후와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기에 그만큼 예측이 어렵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농정당국이 정확한 통계 작성과 과세정책 등 보다 적극적인 사전대응을 통해 가격변동 폭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양파 중품 20㎏당 도매가격은 5320원으로 평년(직전 5년도 평균)가격 1만4767원의 36%에 불과했다. 정부가 지난달 단일 작물로 역대 최대 규모인 양파 12만t 추가 시장격리(정부의 수매나 산지폐기 등)하고 전 국민적 소비캠페인을 벌이는 등 전방위적 대책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4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수급조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며 “매년 반복되는 채소류 수급 해결을 위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농정당국은 배추·무·고추·양파·마늘을 ‘5대 민감품목’으로 분류한다. 김치의 주 재료라 쌀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는 작물이지만 작황에 따라 가격이 널뛰기하는 품목들이다. 양파와 마늘은 2~3년 단위로 가격의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2016년에는 양파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양파 재배면적이 줄었음에도 가격은 더 내려갔다.

최병옥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농민들은 당해 시세(가격)를 보고 이듬해 심을 작물을 결정한다. 통계와 과세자료가 부실해 농산물이 어디서 얼마나 생산이 되고 소비되는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 외 수급을 예측할 만한 별다른 정보가 제공되지 않다보니 농민들은 익숙한 ‘5대 작물’ 가운데 당해 가격이 높았던 작물로 재배가 몰리면서 2년 주기로 폭락과 폭등이 반복한다는 것이다.

농산물 수급을 예측하는 통계는 3가지다. 통계청에서 전국 2만2000㏊의 표본조사구 조사로 작성하는 재배면적조사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관측자료,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파악하는 행정자료 등이다. 기관별로 조사방식이 달라 혼선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있다. 최범진 한농연 대외협력팀장은 “전국적이고 전문적인 농업통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나 ICT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기상변화 등에 따른 작황을 정확하게 예측하도록 통게를 보완할 필요도 거론된다.

농업을 지원하기 위한 광범위한 비과세가 역설적으로 정확한 예측의 걸림돌로 거론되기도 한다. 2010년 이후 논·밭·과수원에서 연매출 10억원 이하 작물재배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면제하고 있다. 농지가 전국에 잘게 흩어져 있고 영세농이 대다수라 징세가 번거롭고,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피해를 보는 농가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식당에서 재료로 쓰이는 농산물에도 광범위하게 부가가치세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그러다보니 과세자료가 없어 농산물의 정확한 유통실태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정부 한 관계자는 “실태파악을 위해서라도 과세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논의되지만 농민의 반발이 워낙 커서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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