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조류관련 냄새물질 증가…수질분석 1일 1회 강화
학교 3곳서 총 트리할로메탄 기준치 이상…시민단체, 대책 촉구
정현미 수돗물 안심지원단장이 인천시청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1차 수돗물 시료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6.24 [사진=인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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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40여일 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수돗물에서 녹조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비린내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가 하면 일부 학교 수돗물에선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이 나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인천시는 수돗물에서 비린내와 곰팡이 등 불쾌감을 주는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주 1회 시행하는 수질분석을 1일 1회로 강화한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최근 수온 상승과 마른장마(장마철 비가 적게 내리는 현상)로 인한 강수량 감소에 따라 팔당댐 상류에서 조류 등이 이상 증식해 냄새 유발물질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냄새 유발물질은 조류 증식 과정에서 분비되는 '지오스민(Geosmin)'과 '2-MIB(2-methyl iso borneol)'이다.
이들 물질이 정수장에 유입될 경우 표준 정수처리 공정으로 완벽하게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수돗물에서 흙냄새나 곰팡이 냄새와 같은 불쾌감을 주는 냄새가 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2-MIB는 음용을 해도 인체에는 무해하나 음용 시에는 3분 이상 끓여 마실 것을 권하고 있다. 이들 물질은 법적 수질 항목이 아닌 먹는 물 수질감시 항목으로 지정(기준 20ng/L)돼 있으나 사람에 따라 10ng/L(1조분의 10) 정도의 극미량에서도 냄새가 감지되는데, 열을 가하면 쉽게 휘발되는 특성이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오스민과 2-MIB의 수질분석을 주 1회에서 1일 1회로 강화하고, 분말활성탄 투입과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강화해 맛, 냄새 유발물질을 저감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붉은 수돗물 피해지역 학교 3곳의 수돗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이 나와 시민단체가 근본 원인을 밝혀달라고 환경부와 인천시에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붉은 수돗물 피해지역 학교 162곳을 대상으로 한 환경부 수질검사 결과 지난 1일 3곳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발암물질인 총 트리할로메탄(THMs)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왔다"며 "총 트리할로메탄이 나온 원인이 의혹 없이 밝혀져 근본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3개 학교 학생들이 총 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를 넘는 물을 지속적으로 먹었다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적수 사태에 이어서 총 트리할로메탄 사태로 인해 상수도에 대한 시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분석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수질검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가좌초등·가좌중·가림고등학교 등 3곳에서 채취한 수돗물에서 총 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 0.1㎎/L를 초과한 0.122∼0.167㎎/L가 나왔다.
환경부는 이 결과를 지난 3일 확인하고 다음 날인 4일 해당 학교와 교육청에 안내한 뒤 수돗물 급식을 중단했다. 이어 해당 학교 저수조를 청소하고 수질검사를 재차 시행했다. 검사 결과 총 트리할로메탄은 기준치보다 낮은 0.021∼0.035㎎/L로 측정됐다.
인천시는 발암물질이 나온 학교 3곳이 수돗물 급식학교인 점, 저수조 청소 뒤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나온 점을 들어 학교 저수조를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 4~5일 3개 학교 인근 정수장과 배수지, 학교 주변 수도꼭지(15곳)에 대해 수질검사를 한 결과 모두 수질기준 이내로 확인됐다"며 "3개교 모두 저수조를 이용한 수돗물 급식학교인 점에 미뤄 (붉은 수돗물을 야기한)부평정수장 권역내 수질 문제라기 보다는 학교 저수조 문제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발암물질인 총 트리할로메탄은 수돗물 정수과정에서 주입되는 염소와 상수원수에 들어있는 브롬·유기물 등과 반응해 생성된 소독부산물이다. 소독부산물은 휘발성이 강해 수돗물을 냉장고에 넣기 전 실온에 수 시간 놓아두거나 끓이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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