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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 대만 2.6조대 무기 판매…미·중 무역협상 찬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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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미국이 대만에 최신형 탱크와 방공미사일 등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최근 주요 관리와 보고서를 통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한 데 이어 무기 판매까지 허용하면서 양안(중국과 대만)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이는 이번 주 중 재개될 미ㆍ중 무역 협상을 앞두고 이뤄져 자칫 협상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8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미 국무부는 국방부가 제출한 M1A2T 에이브럼스 탱크 108대, 스팅어 미사일 250기 및 관련 장비 등 22억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 계획을 승인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대만의 요청을 받아 무기 판매를 진행했다"면서 "해당 지역의 기본적인 군사력 균형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미국의 무기 판매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해왔다. 지난달 초 이번 무기 판매 가능성이 보도됐을 때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일관되고 분명하게 반대해왔다. 매우 민감한 사안임을 미국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1997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한 이후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수용해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출범 이후 이 같은 대중국 정책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1일 내놓은 '인도ㆍ태평양전략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언급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차관보가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미국 인도ㆍ태평양 전략회의에 참석해 "대만을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이날 대만에 무기 판매까지 허용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라는 정책을 부정하는 것은 물론 자국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중국 코앞에서 미국산 무기가 본토를 겨냥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이번 결정은 이번 주 재개될 미ㆍ중 무역 협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양국은 이번 주 중 전화 협상을 통해 날짜ㆍ장소ㆍ의제 등을 정한 후 베이징 등에서 직접 대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협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주 중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이 전화로 대화를 나눈 후 성공적일 경우 베이징 등에서 직접 대면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장애물이 많은 이번 협상은 대만 문제가 변수로 부각될 경우 또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나 장기 집권을 위해 내부 단속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경제적 이해 외에 국내외적 정치적 변수를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국제부문 수석 부회장은 WSJ에 "최대한 빨리 양국이 합의하면 좋겠지만 모두 정치적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협상 타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미ㆍ중 정상회담 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대량 구입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후 중국 측은 이에 대해 아무런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환율 조작 문제까지 정면으로 제기해 협상 장기화 우려를 키웠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만 무기 판매 이슈까지 터지면서 어렵사리 마련된 협상판 자체가 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중국과 관련한 신흥 시장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며 "중국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은 또 무역 및 지정학적 마찰이 현재 세계 경제와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미ㆍ중 양국은 현재 구조적이고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는 전략적 경쟁에 갇혀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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